강도에 파업까지...브라질 인플레 고충 악화, 차기 대선 변수로

입력 2022-04-19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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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소비자물가 11.3% 상승, 연간 전망치 4%서 7%로 상향
브라질 중앙은행 임금 인상 파업, 주요 업무 차질
반정부 시위에 대규모 강도 사건 등 분위기 악화
10월 대선 앞두고 보우소나루와 룰라 인플레 표심 대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경제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AP뉴시스
브라질 내 인플레이션 고충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앙은행 직원들은 파업에 나섰고 거리에선 강도들이 날뛰고 있다. 10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비롯한 여야 유력 후보들도 인플레이션 대응을 두고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1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브라질 중앙은행 직원들은 3주째 파업 중이다. 파업에 동참하지 않은 직원들마저 최근 업무 중단을 고려하면서 세관 운영과 예산 책정, 통계 발표 등이 지연되고 있고, 100명 이상의 애널리스트가 함께하는 광범위한 주간 보고서도 3주 연속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임금 인상이다. 치솟은 인플레이션을 상쇄할 만큼의 인상 폭을 원하고 있지만, 인플레이션이 가파르게 오른 탓에 타협점을 찾기 쉽지 않다.

지난달 브라질 중앙은행은 3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1.3%로 제시하고 연간 상승률 전망치를 종전 4.7%에서 7.1%로 대폭 상향했다. 기준금리는 9회 연속 인상해 11.75%까지 높여놨지만,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잡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브라질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년 대비. 3월 11.3%. 출처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이 같은 이유로 상파울루 거리에선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는가 하면 다른 지역에선 대규모 강도 사건까지 발생해 정부를 괴롭히고 있다.

이날 브라질 파라나주 과라푸아바시에선 무장 강도들이 현금수송업체를 급습하는 일이 벌어졌다. 서른 명 가까운 강도 집단이 업체를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 경찰과 총격전까지 치르면서 경찰 2명을 포함해 3명이 다쳤다. 강도들이 도망치면서 상황이 일단락됐지만, 경기 악화가 치안 불안까지 부추기는 상황이다.

현재 브라질에서 인플레이션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계층은 중하위층이다. 이달 초 상파울루주 식료품소매조합이 이들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 73%가 최근 2~3개월간 소고기를 사 먹지 못했다고 답했다.

브라질에서 소고기는 단순한 식품이 아니다. 뉴욕타임스(NYT)는 과거 브라질 소고기를 “존엄과 평등의 상징이자 웰빙의 바로미터이며, 정치적 요소”라고까지 설명했다. 서민들이 소고기를 먹지 못한다는 현상이 내포한 경제적 의미가 크다는 것이다.

이를 의식한 듯 차기 대선의 유력한 야권 후보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정부의 인플레이션 대응을 비난하고 있다. 룰라 전 대통령은 지난해 “소고기는 돈 있는 사람들의 특권이 아니다”라며 현 경제 상황을 뒤바꿀 것을 약속했고, 지난주엔 “연방정부가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에너지 가격을 통제하기 위해 개입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10월 대선을 앞두고 룰라 전 대통령은 현재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연임에 도전하는 보우소나루 대통령도 경제가 지지율에 미치는 영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에너지 가격 통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주엔 자신의 에너지 가격 통제 요구를 거부한 국영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의 조아킨 시우바 이 루나 최고경영자(CEO)를 해고하며 여론 달래기에 나섰다.

블룸버그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신임 CEO가 에너지 가격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분산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페트로브라스의 혼란은 브라질 대선 다툼의 서막”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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