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신입 연봉삭감·임금동결 등 고통분담

입력 2009-02-25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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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근로자 급여삭감 위한 사전포석” 반발

산업계가 극심한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인건비 감소에 나서고 있다. 국내 30대그룹은 신입사원들의 초임을 최대 28%까지 삭감하고, 삭감재원으로 인턴채용을 확대하는 등 ‘잡쉐어링’에 나서기로 했다.

또한 최근 대한항공과 STX그룹 일부 계열사 노조는 올해 임금을 자진 동결키로 결의하고 회사측과 함께 고통을 분담키로 했다.

하지만 이같은 재계의 조치에 대해 노동계는 반발하고 나서, 향후 노사간 갈등으로 번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재계, 대졸초임 삭감으로 ‘일자리 나누기’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5일 “30대 그룹이 대졸신입사원들의 초봉을 삭감하고, 삭감재원을 통해 인턴채용을 확대하는 등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과 LG그룹은 곧바로 임금삭감 폭을 발표하면서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계열사별로 10~15% 정도 초임을 삭감하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대졸 초임삭감을 통해 확보된 재원은 고용안정에 활용할 예정”이라며 “고용안정은 고용보장을 포함한 포괄적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LG그룹도 “일자리 나누기에 동참하기 위해 계열사별로 대졸 신입사원 초봉을 5∼15% 삭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기아차그룹은 “전경련에서 발표한 내용에 큰 틀에서는 공감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적인 삭감폭과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포스코, 두산그룹 등도 대졸 초임연봉을 삭감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어 대졸초임연봉 삭감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현대중공업·대한항공 등 올 임금 동결

재계는 신입사원 초임 연봉 삭감 외에도 올해 임금을 자발적으로 동결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미 올해 임금을 동결하는 쪽으로 내부의견을 정리하고, 25일 오후 대의원회의를 통해 이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중 노조 관계자는 “일부 노조원들의 반대도 있지만, 회사가 어려울 때 합심해서 위기를 넘기자는 것이 대체적인 분위기”라고 말해 자발적 임금동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지난 24일 ‘노사화합 공동선언문 조인식’을 통해 노조는 임금동결을, 회사측은 기존 고용수준 유지라는 타협점을 찾아냈다.

STX그룹도 STX엔파코, STX에너지, STX엔진(용인사업장) 등 계열사 노조가 연이어 임금동결을 자발적으로 결의, 경영위기를 회사측과 함께 극복한다는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올해 경영이 어느 때보다 힘들 것이라는 점을 노사 모두 공감하고 있다”며 “이같은 노조의 자발적인 임금동결 움직임이 회사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노동계, “근로자 임금삭감 위한 사전 포석”

하지만 이같은 임금삭감과 관련돼 노동계는 반발하고 나서 향후 노사간의 갈등이 야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노총은 “30대그룹의 이번 임금삭감 결정은 전체 노동자의 임금하락을 불러올 수 있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며 “일자리 나누기라는 명분으로 정규직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으려는 대기업의 심보”라고 비판했다.

한국노총도 “노사민정 합의문에 위반된 것”이라며 “대기업들의 방침을 수용할 수 없으며,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혀 올해 ‘춘투’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음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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