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ㆍ유럽ㆍ일본, 러시아 은행 달러 자금줄 옥죈다...경제제재 통할까

입력 2022-02-25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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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주요 은행들 제재…사실상 현지 기업ㆍ개인 달러로 거래할 수 없게 돼
반도체 등 핵심 품목 수출 제한도
제재 효과 거두기 위해서는 중국이 관건이라는 지적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진행된 대국민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제재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워싱턴D.C/AP뉴시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서자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에 잇달아 동참하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침략자"라고 규탄하면서 새로운 경제 제재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러시아에서 최대 금융기관인 스베르방크와 25개 자회사를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차단한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전했다.

스베르방크는 전체 러시아 은행 자산의 3분의 1 가까이를 보유한 은행으로 현지 고객 수는 1억 명, 지점은 1만4000개가 넘는다. 고객사도 300만 개사에 달한다.

또한 러시아 2위 은행 VTB와 20개 자회사에도 같은 제재가 내려진다. 이밖에 3개 대형 러시아 은행과 그 자회사도 미국 금융시스템을 통해 거래할 수 없게 된다.

사실상 러시아 기업과 개인은 달러로 거래할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다. 러시아 금융 기관들은 전 세계적으로 하루 평균 460억 달러(약 55조4070억 원) 규모의 외환 거래를 수행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80%가 미국 달러로 이뤄진다는 게 재무부의 설명이다.

유럽연합(EU)과 일본도 러시아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미국과 비슷하게 제재를 가했다.

이와 함께 반도체, 컴퓨터, 통신 정보보안 장비, 레이저 센서 등 첨단기술 관련 제품의 수출 제한도 이뤄진다.

전문가들은 규모나 제재 강도 면에서 모두 2014년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병합할 때보다 더 광범위하고 강력해졌다고 보고 있다.

다만 러시아가 제재를 대비해 외환을 쌓아둔 덕에 제재의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국의 경제가 얽히고설킨 상황에 제재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닛케이에 따르면 러시아 외화 보유고는 2014년 3854억 달러에서 2020년 5957억 달러로 대폭 늘어났고, 지난해 말에는 6306억 달러를 기록했다. 크림반도를 병합했던 2014년과 비교하면 1.6배 증가한 규모다.

최대 무역국인 중국과 국제결제망을 구축한 것도 제재의 영향을 제한하는 요소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제재가 제대로 효과를 내려면 중국이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에 일각에서는 더욱 확실한 제재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러시아를 퇴출하는 방안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 경우 러시아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국가들도 타격을 받기 때문 유럽 국가가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에 대형 은행에 대한 제재를 가하고 하위은행에는 국제결제를 유지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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