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점검] 공급병목발 물가압력, 에너지·축산물 높고 내구재 낮아

입력 2021-12-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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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선진국 대비 크지 않지만, 장기화할 경우 광범위하게 파급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의 롱비치항에서 컨테이너선들이 하역 작업을 위해 정박해 있다. LA/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공급병목에 의한 물가상승 압력이 에너지와 축산물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구재는 상대적으로 오름폭이 제한되면서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한국은행은 ‘올 하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2019년부터 기존 물가목표 이탈시 설명책임제도를 폐지하고, 이같은 점검 보고서를 연 2회 발간하며, 총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설명하는 자리를 갖고 있는 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공급병목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나타나고 있었지만 아직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은행)
에너지, 축산물, 내구재, 노동시장으로 나눠 살펴보면 우선 에너지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른 수요 증가와 함께 신재생에너지 생산차질, 화석연료 공급부족 등 수급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가와 천연가스 등 에너지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해 휘발유 등 석유류가격과 전기료, 난방비 등 에너지요금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동절기 난방수요가 줄어드는 내년 2분기 이후부터 점차 안정될 것이란 관측이지만,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수급불균형이 장기화하면서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축산물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재난지원금 지급, 가정내 소비 증가 등으로 수요가 늘어난 반면, 인력난, 해상운임 등 물류비·사료 등 재료비 상승 등으로 주요 생산국에서 공급차질이 발생 중이다. 이에 따라 가공식품가격 및 외식물가에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부터 높은 수준을 지속 중이다. 다만, 수급불균형이 점차 해소되면서 내년중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구재는 가계지원책 등으로 자동차를 중심으로 수요가 크게 증가한 반면, 반도체 생산차질, 해상물류 지체 등 공급차질을 빚으며 수급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다만, 중고차가 소비자물가지수(CPI) 품목에 포함되지 않은데다, 주요국에 비해 생산차질 및 재정지원 규목 작고, 방역상황이 양호해 수요변동폭은 작은편이라 봤다. 가전 등 기타 내구재가격도 주요국에 비해 낮은 오름세나 해상운임과 원재자가격 상승분이 일부 반영되면서 오름폭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반도체 공급차질, 원자재가격 상승 등 영향이 당분간 지속되면서 내년은 올해보다 오름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시장은 노동공급 부족이 심화한 주요 선진국과 달리 수급불균형 정도가 상대적으로 크지 않은 상황이다. 숙박·음식점업 등 일부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한 임금상승이 물가로 전가되고 있는 주요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관련 업종 임금이 여전히 낮은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임금측면의 물가상승압력은 크지 않다고 봤다.

전광명 한은 물가분석부장은 “우리나라에서도 병목현상에 따른 물가상승압력이 점차 나타나고 있으나 아직은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지 않은 상황”이라며 “다만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이 보다 장기화할 경우 국내에도 그 영향이 광범위하게 파급되면서 물가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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