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국제선 무착륙 관광 비행' 1년, 정상화 준비 효과 '톡톡'

입력 2021-11-3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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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부터 2만6379명이 이용…"수익 개선 효과 낮지만, 부수적 효과 커"

▲진에어가 국제선 관광비행 이용 팁을 담은 영상을 공식 유튜브 채널에 공개했다. (사진제공=진에어)

항공업계가 국제선 무착륙 관광 비행을 시작한 지 1년이 지났다. 항공사의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을 주진 못했지만, 운항 정상화를 위한 준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제선 무착륙 관광 비행은 공항에서 출발해 다른 나라에 착륙하지 않는 대신 영공에서 선회 비행한 뒤 복귀하는 상품이다. 국제선 운항이라 탑승객은 여권을 지참해야 하고, 면세점도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는 항공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국제선 무착륙 관광비행을 1년간 허용하기로 했다.

30일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항공업계에서는 지난해 12월 12일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을 시작으로 대한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서울 등이 국제선 무착륙 관광 비행기를 띄웠다. 해외여행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이 상품은 코로나19로 억눌린 여행 수요를 해소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국제선 무착륙 관광 비행에 총 252편의 항공편이 투입됐고, 이용객은 2만6379명에 달했다.

업계는 항공편마다 여행 콘셉트를 부여하며 탑승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하려 시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스페인, 호주 등 각국 관광청과 협력해 공연과 기념품을 제공했다. 제주항공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테마로 기내 이벤트를 마련했고, 티웨이항공은 오키나와, 사가 등 일본 지방정부와 협력해 기념품과 할인 혜택을 증정했다.

탑승객의 호평을 받았지만, 국제선 무착륙 관광비행은 항공사의 수익성 개선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진 못했다. 운항 편수가 많지 않았고, 여객기와 달리 탑승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지 못해서다. 다만, 업계에서는 부수적인 효과와 상징적인 의미가 컸다고 설명한다.

우선, 국제선 무착륙 관광비행은 항공사의 고용을 유지하는 효과가 있었다. 각 항공사는 중형 항공기를 무착륙 비행에 1회 운항할 때 평균 25명 내외의 인력을 투입했다.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탑승객이 급감해 조종사와 승무원 등 직원들이 유급 또는 무급휴직에 들어간 상태라, 무착륙 비행은 고용을 이어갈 수 있는 중요한 일감이 됐다.

조종사의 면장(면허) 유효기간을 연장하는 역할도 담당했다. 조종사는 90일 안에 특정 기종의 이ㆍ착륙을 각각 3회 이상 경험해야 면허를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하늘 위의 호텔’로 불리는 세계 최대 여객기 A380을 보유한 대형항공사(FSC)는 이를 무착륙 관광 비행에 투입하며 조종사의 면허 유지를 지원했다.

▲아시아나항공 A380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소비자를 비롯한 외부에 항공사의 노력을 알리는 효과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선 무착륙 관광비행을 계기로 상품 개발을 지속하며 고객과 소통해 코로나19 이후에 대비할 수 있었다"라며 "항공사가 어떤 식으로든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인식을 주고, 침체한 분위기를 살리는 데에도 도움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국제선 무착륙 관광 비행은 올해 연말이면 허용 기간이 끝난다. 탑승객은 처음보다 줄었지만, 항공 업계에서는 아직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을 고려해 정부의 허용 기간 연장을 바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탑승객이 처음보다 줄어든 건 맞다”라면서도 “어려운 상황을 넘기는 데에 일정 부분 기여를 한 만큼, 기간이 연장된다면 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 밝혔다. 반면, "장거리 운항이 하나씩 정상화하고 있다. '진정한 국제선' 비행에 집중하고 싶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티웨이항공이 대구국제공항을 통한 무착륙 비행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티웨이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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