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내분의 이면…‘탈(脫)석유’ 노리는 UAE의 몽니?

입력 2021-07-08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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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최대한 많은 원유 팔아 다른 에너지 투자 계획”
감산 규모 조율 도중 사우디와 불화까지
먼 미래 걱정하며 선제적 움직임

▲아랍에미리트(UAE)의 수하일 알-마즈루이 에너지산업부 장관이 지난해 3월 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OPEC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빈/AP뉴시스
협조 감산을 둘러싼 석유수출국기구(OPEC)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그 이면에 탈석유와 같은 새로운 전략적 움직임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불화의 주범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원유 수요가 마르기 전에 가능한 한 많은 원유를 팔아 치우려는 전략을 갖고 OPEC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UAE의 새 전략에 대해 “경제 활동 다변화를 위해 새로운 에너지이자 수익원에 투자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UAE는 원유 수요가 강하고 유가가 높을 때 가능한 한 많은 양을 판매하길 원한다”며 “거기서 나오는 수익금을 석유 의존도를 낮추는 데 쓰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OPEC과 기타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는 이달 들어서만 세 차례에 걸쳐 감산 방안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들은 내년 4월까지로 기약한 감산 시점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는 대신 산유량은 기존보다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지만, UAE가 이를 반대하고 새로운 생산 기준을 통한 증산을 주장하고 있다.

WSJ는 UAE의 전략이 회의를 주재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보기 드문 불화까지 촉발시켰다고 설명했다. 양국 간 줄다리기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날 배럴당 77달러에 육박하며 6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기도 했다.

UAE의 행보는 매우 이례적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했다. 그동안 중동 산유국은 먼 미래에 발생할 원유 수요 부족을 크게 우려하지 않았다. 여전히 주요 산업은 원유에 의해 돌아가기 때문이다. UAE 역시 앞으로 수십 년간 원유 구매자를 찾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UAE가 선제적 움직임에 나선 것은 원유업계의 매우 중요한 변화 중 하나로 평가된다.

JP모건체이스의 크리스티안 말렉 애널리스트는 “역사적인 석유 동맹이 시험대에 올랐다”며 “이 관계는 이제 원유시장이 아닌 포스트 원유 시장을 향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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