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금융 수익 비중 절반 수준…3000여 명 근무 직원 앞날도 불투명
한국씨티은행이 우리나라에서 개인 대상 소매금융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 2004년 씨티그룹이 옛 한미은행을 인수해 한국씨티은행으로 공식 출범한 지 17년 만이다.
씨티그룹이 15일(현지시각) 한국·중국·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중심 13개국에서 소비자금융 영업을 철수한다고 발표했다.
씨티그룹은 이날 1분기 실적발표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에 대한 전략 방향을 밝히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을 개선할 사업 부문에 투자와 자원을 집중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금융 등 투자은행(IB) 부문은 그대로 남겨 영업을 이어가되, 신용카드와 주택담보대출 등 소비자금융사업은 완전히 철수하기로 한 것이다.
한국씨티은행의 부분 철수설은 이미 꽤 오래전부터 업계에 떠돌았다. 가장 최근에는 올해 초 제인 프레이저 신임 씨티그룹 CEO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한국과 베트남 소매금융을 우선 정리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당시 해당 기사에 대해 한국씨티은행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입장을 밝혔지만, 결국 현실이 된 셈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씨티그룹의 이러한 사업전략 재편을 통해 한국에서는 고객, 임직원, 주주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에 부합하는 경쟁력과 규모를 갖춘 사업 부문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기업금융에 대한 보다 집중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 금융시장 발전에 기여하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고 덧붙였다.
한국씨티은행의 소매금융 철수 결정은 초저금리와 금융 규제 환경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운 환경을 감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씨티은행의 작년 순이익은 1878억 원으로 전년보다 32.8% 줄었다. 철수 예정인 개인 대상 소매금융의 비중은 한국씨티은행 수익 가운데 약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