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코인이 아니다"...비트코인 밖으로 나온 블록체인

입력 2021-04-0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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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덕 서울외대 AI블록체인연구소장이 '블록체인 기반의 백신접종 증명 주요이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박소은 기자 gogumee@)

"블록체인은 ‘코인’이 아니다."

블록체인 전문가 및 관계자들은 2017~2018년 비트코인 광풍으로 인해 생겨난 왜곡된 인상을 거두고, 다양한 산업군에서 활용되는 블록체인의 기술적 가치에 주목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인터넷진흥원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블록체인법학회, 한국정보보호학회와 함께 ‘블록체인으로 혁신하는 디지털 경제’ 정책 콘퍼런스를 8일 개최했다.

블록체인ㆍ탈중앙화ㆍ혁신금융 등 국내외 동향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이날 콘퍼런스에 참여한 다양한 연사들에 따르면 블록체인 기술은 △디지털 백신여권 △메타버스 △개인정보 유출 없는 신원 증명 등에 활용될 수 있다.

해외 유수 기업들은 이미 디지털 백신 여권 개발에 착수했다. 지난 1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세일즈포스, 메이요 클리닉 및 스위스 커먼 프로젝트 재단 등이 모여 ‘백신접종증명 이니셔티브(VCI)’를 설립했다. 스마트폰 앱 또는 종이에 인쇄된 QR코드로 백신접종증명서를 제시, 항공기 탑승ㆍ출근ㆍ행사 참여ㆍ쇼핑 시 제시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최근 가짜 백신 접종 증명서가 다크웹에서 거래된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QR코드나 종이를 통한 증명서 특성상 위변조가 쉽기 때문이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가짜 백신 접종 증명서는 건당 110~250 달러에 거래, 해외 여행이나 취업에 악용되고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이 과제로 남겨진 만큼, 백신여권 도입은 필수라는 시각이다.

정세균 국무총리 또한 지난 1일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달 중 스마트폰에서 손쉽게 백신 접종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애플레케이션 '그린패스'를 공식 개통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근덕 서울외대 AI블록체인연구소장은 “백신여권에 ‘전자서명 정보’가 들어가야 누가 발행했는지, 발급받은 사람이 누군지를 확인하고 증명서의 진위성을 보장할 수 있다”라며 “블록체인 DID 기술을 통해 여러 개의 증명서를 일괄 처리할 수 있어 백신여권의 신뢰도를 높이고 코로나19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NFT(Non-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에 대한 기대도 드러났다. NFT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디지털 콘텐츠에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한 것이다. 암호화폐가 결제 등에 쓰이며 화폐의 역할을 한다면, NFT는 고유 인식값이 있고 각기 가격이 달라 수집에 주로 활용된다.

연사들은 NFT가 블록체인 기술 중 가장 직관적인 메시지를 대중과 기업에 전달한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장벽으로 비트코인ㆍ이더리움 등에 대해 이해하기 어렵다면, NFT는 ‘희소성 있는 디지털 콘텐츠를 소유할 수 있고, 수요에 따라 가치가 증명된다’라는 간편한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는 것.

특히 NFT는 메타버스를 구현, 게임 속 공간과 유저를 잇기도 한다. 사용자 콘텐츠 제작(UGC) 블록체인 게임 더샌드박스에는 현재 16만6464개의 제한된 부동산들이 존재한다. 유저들이 공간을 소유하고, 그 위에 자기가 원하는 콘텐츠들을 자유롭게 만들고, 공간 임대를 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요한 더샌드박스 총괄매니저는 “1x1 크기의 땅을 작년에 5만 원에 판매했는데, 지금은 P2P를 통해 약 90만 원에 거래되는 중”이라며 “구매 1위는 미국, 2위는 한국인데 그만큼 한국 게이머들이 메타버스에 대한 인지도가 높고 가치를 실감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NFT를 통해 최근 문제로 대두됐던 확률형 아이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드러났다.

이 매니저는 “(NFT가 활용된 게임에서는) 어떤 확률로 아이템이 몇 개 만들어졌는지 투명하게 확인 가능하다”라며 “아이템에 대한 무한 복제도 불가능해 유저들에게 희소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암호화폐에 대한 반감이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류재철 한국정보보호학회 회장은 “중국의 경우 암호화폐는 부정적이지만 블록체인을 이용한 생태계 조성은 열어놓고 있다”라며 “크립토컴페어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거래소는 전 세계 기준 30위권인데, 이대로 두면 점점 뒤쳐질 수 있다”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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