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아케고스발 손실 5.2조원”...관련 임원 사퇴처리

입력 2021-04-0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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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케고스 관련 손실 5.2조 원에 달해
투자했던 영국 금융사 그린실 파산에 이어 아케고스 마진콜사태 역풍
배당금 줄이고 자사주매입 계획 철회...관련 임원 사퇴처리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크레디트스위스 건물. 제네바/로이터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 크레디트스위스(CS)가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회사는 이번 사태로 5조 원대가 넘는 손실을 예상하며 관련된 고위 임원진을 사퇴 처리하기로 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토마스 고슈타인 CS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헤지펀드의 마진콜 대응 실패와 관련한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사업부문의 막대한 손실은 용납될 수 없다”면서 “IB 부문 대표인 브라이언 친과 최고리스크관리책임자(CRO)인 라라 워너가 사태의 책임을 지고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CS 이사회는 이번 아케고스 마진콜 사태로 44억 스위스프랑(약 5조2578억 원) 손실을 보게 됐으며 1분기 실적에 이와 관련해 9억 스위스프랑의 세전손실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또한 사태의 책임을 통감하고 2020회계연도에 대한 보너스 지급을 철회했으며 우르스 로너 CS 회장 역시 150만 스위시프랑 규모의 회장 보수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CS는 오는 30일에 열리는 연례 주주총회에서 주당 0.10스위스프랑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는 이익 잉여금의 절반이 감소된 총 배당금을 분배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식 환매 프로그램을 중단하고 목표 자본비율과 종전 수준의 배당금을 회복될때까지 자사주 매입을 재개하지 않을 계획이다.

CS는 올해 들어서만 2건의 대형 금융스캔들에 휘말리면서 회사 평판에 영향을 받은 것은 물론 막대한 손실에 직면하게 됐다. 한국계 펀드매니저 빌 황이 이끄는 아케고스는 지난달 26일 레버리지를 통해 투자한 일부 종목의 주가가 급락하자 마진콜에 내몰렸고,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서 주식을 담보로 잡고 있던 은행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블록딜 방식으로 주식을 팔았다. 당시 하루에만 블록딜 형태로 나온 주식은 300억 달러(약 33조8130억 원)어치가 넘었고, 이 여파에 아케고스에 거래를 중개하고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진 CS와 노무라홀딩스는 막대한 손실에 직면하게 됐다.

이보다 앞서서는 영국 그린실캐피탈이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잠재적 손실에 직면한 상태였다. CS는 그린실에 1억4000만 달러 대출을 제공했는데, 현재까지 5000만 달러어치 정도만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슈타인 CEO는 “그린실의 공급망 금융펀드에 대한 문제를 비롯해 최근 일련의 사태가 모든 이해관계자의 심각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이사회와 함께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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