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큐 동학개미’ 증권가, 역대급 실적에 배당 곳간 연다

입력 2021-03-04 09:00수정 2021-03-0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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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결산 증권사 배당 및 실적 현황. (자료제공=에프앤가이드)

증권사들이 ‘통큰’ 배당을 들고 나온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토대로 주주환원 정책을 마련하면서다. 한동안 배당을 접었던 일부 증권사들의 재개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기준 이날까지 결산 배당 공시를 낸 증권사는 7곳으로 집계됐다. 교보증권, 대신증권, 미래에셋대우, 메리츠증권, 삼성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현대차증권 등이다.

삼성증권이 증권사 중 처음으로 배당 소식을 알렸다. 삼성증권은 보통주 1주당 배당금 2200원으로 결정했다. 시가배당률 5.2%, 총 배당금은 1964억 원 규모다. 2017년까지만 해도 주당 배당금이 1000원 수준에 그쳤지만 꾸준히 올라 2000원을 돌파했다.

메리츠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의 주당 배당금은 전년 대비 60%가량 뛰었다. 보통주 기준으로 메리츠증권은 200원에서 320원, 이베스트투자증권은 345원에서 550원으로 올랐다. 메리츠증권은 조사대상 증권사 중 배당금 총액이 가장 컸다. 최근 3년간 2018년 1394억 원에서 2020년 2227억 원으로 늘었다.

교보증권은 소액주주에게 더 얹어주는 차등배당에 나서면서 눈길을 끌었다. 2004년 이후 처음이다. 소액주주는 주당 450원, 최대주주는 300원씩 차등 배당한다. 배당총액도 215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시가배당률은 4.25%에서 5.74%로 올랐다. 교보증권은 2017년 이후 매년 배당을 확대해왔다.

대신증권도 배당 확대 증권사 대열에 합류했다. 2일 대신증권은 이사회를 열고 보통주 1200원, 우선주 1250원 등 총 804억 원 규모의 현금 배당을 결의했다. 전년보다 주당 200원씩 늘었다. 대신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배당 성향(배당금 총액/당기순이익)이 가장 높은 증권사로 꼽힌다.

이같은 배당 잔치는 지난해 거둔 호실적이 뒷받침해준 결과다. 증권사 대부분이 사상 최대 실적을 맛봤다. 거래대금이 늘면서 브로커리지(위탁매매)가 실적을 견인했고 자산관리 관련 수익도 뒷받침해줬다는 평가다. 이에 배당규모와 신용등급이 개선되는 등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증권사 최초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한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배당금이 줄기도 했다. 주당 배당금은 200원으로 전년 대비 60원 감소했지만, 자사주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을 꾀했다. 약 830억 원에 상당하는 자사주 1000만 주를 소각키로 했다. 작년 6월에도 약 680억 원 규모의 자사주 1300만 주를 소각한 바 있다.

한편, 신영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을 향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12월 결산 증권사들의 배당 투자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이 3월 결산 법인에 눈길을 돌리면서다. 두 곳 모두 오는 3월 31일이 전년도 결산 배당기준일이다.

최근 4개년 동안 신영증권은 순이익의 30% 이상을 배당으로 주주환원하고 있다. 호실적도 예고한 상태다.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596억 원으로 이미 전년 순이익을 뛰어넘었다.

2019년 11월 상장한 코리아에셋투자증권 역시 주주환원 정책을 강조했던 터라 시장 기대감이 크다.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대표는 상장 전 기자간담회에서 “수익성 강화로 투자자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배당으로 보답하겠다”고 밝힌 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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