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 팔고, 회사채 발행하고…SK, 현금 얼마나 모을까

입력 2021-02-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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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8조 원 유동성 확보 전망…'신성장 동력' 실탄 마련 속도

▲SK 서린사옥 전경 (사진제공=SK)

SK그룹이 최근 지분 매각,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등으로 현금을 차곡차곡 모으고 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현재까지 드러난 계열사 지분 매각, 상장, 회사채 발행 등 절차만으로도 올해 약 8조 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그룹의 투자전문 지주사인 SK㈜는 전날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SK바이오팜 지분 860만 주를 1조1163억 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SK바이오팜에 대한 SK㈜의 지분율은 75%에서 64.02%로 줄었다.

SK㈜는 "회수한 재원은 성장 사업 투자에 다시 활용할 것"이라고 처분 배경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도 계열사들에 대한 지분을 매각하고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등 현금 확보에 적극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석유화학 자회사 SK종합화학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계획을 밝혔다. ESG(환경ㆍ사회ㆍ지배구조) 경영 등 성장 전략의 일환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직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성사되면 약 2조 원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윤활유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도 추진하고 있다. 대상은 회사가 보유한 SK루브리컨츠 지분 100% 중 49%로, 증권가에서는 매각가를 최대 3조 원 수준으로 추산한다. 내달 본입찰을 할 예정이다.

분리막 업체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경우 연내 상장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밟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현재 SKIET의 지분 90%를 갖고 있다.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SKIET를 상장으로 최소 1조 원의 현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한다.

회사채도 발행한다. 최근 수요예측에서 흥행하면서 규모를 5000억 원까지 늘렸다.

여기에 더해 페루 광구 매각 작업까지 마무리되면 1조 원 규모의 현금을 추가로 쥘 수 있다. 현재 현지 정부 불확실성 등으로 절차가 미뤄지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SK텔레콤도 최근 SK와이번스 야구단의 지분을 전부 이마트에 넘기며 현금 약 1000억 원을 확보했다.

업계에서는 SK그룹의 '현금 확보 러쉬'를 두고 신성장 동력 확보를 실탄 마련으로 해석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세계 경기가 재편되면서 새로운 동력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SK그룹도 배터리, 수소 등 신성장 사업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2019년 말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에게 "단순히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줄여서 이익을 내는 형태가 아닌 전혀 새로운 게임을 생각해달라"며 "기존 자원을 3년 내 다 없앨 수도 있다고 생각하라"고 말했다.

급변하는 경영 생태계에서는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한 만큼, 필요하다면 과감한 사업 재편이 필요하다고 역설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소송 관련 협의금을 염두에 둔 움직임이라는 얘기도 나오만, 현재 진행 상황이나 SK그룹의 투자 성향 등을 고려하면 가능성이 크진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는 배상금 격차, 방식 등에 대한 견해차가 너무 커서 합의가 사실상 아주 초기 중의 초기 단계"라며 "이런 중에 SK가 굳이 합의금을 위해 유동성 마련을 서두를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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