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박스터와 아일랜드 엔도는 노바백스 주사 공급 지원
업계 “협업은 백신 없는 제약사가 빠르게 따라 배울 수 있는 방법”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는 최근 미국 화이자의 백신 생산에 자사가 보유한 독일 프랑크푸르트 생산라인을 지원하는 데 합의했다. 공장 가동은 6월에 시작해 1억2500만 회분을 생산할 계획이다.
사노피는 지난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나섰다가 실패하면서 약 5개월가량 생산라인에 여유가 생겼고, 이에 화이자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 사노피는 최근 백신 후보물질 2상 임상에 돌입하며 재도전에 나선 상태다.
스위스 제약사 노바티스 역시 화이자 백신 생산에 참여하기로 했다. 7월부터 독일 국경 인근 슈타인의 제조 시설에서 화이자 백신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그 밖에 미국 박스터인터내셔널과 아일랜드 엔도인터내셔널은 미국 노바백스의 주사 생산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4월 백신 생산량을 지금의 2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아스트라제네카 역시 생산 확대 방안을 모색 중이다. 최근 기존 제휴사인 독일 IDT바이올로지카와 공급 규모를 늘리겠다고 밝힌 상태다.
제약사 간 협업에 대해 제임스 브루노 제약 컨설턴트는 “지금은 제약사들이 ‘일단 지금 문제가 끝나면 다시 경쟁하자’고 말하는 시기”라며 “변이 코로나의 위협 속에 보건 당국이 고군분투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협력은 전 세계 백신 생산량을 증가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화이자를 비롯해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제조업체들은 이달에만 미국인 2000만 명에게 백신을 제공 중이지만, 이번 협력을 통해 접종 대상은 하반기 훨씬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아직 백신을 생산해내지 못한 제약사들이 백신을 제공 중인 제약사들에게 생산시설 등을 제공함으로써 제조 과정을 빠르게 습득하고 실력 격차를 줄일 수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말한다.
WSJ는 “생산 제휴는 연구 제휴에 이어 코로나19에 맞서기 위한 업계 라이벌들의 또 다른 협업 사례”라며 “이들은 백신을 담는 작은 유리병부터 원료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