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자동차 다음은…전자업계 코로나 여파 촉각

입력 2020-03-0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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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인 전자산업 영향 피하기 어려워…생산차질보다 시장 수요 감소가 큰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3일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스마트폰 생산 공장을 점검한 뒤 생산 라인 근무 직원들과 차담회를 하며 어려움을 듣고 격려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전자업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산업계는 항공·자동차에 이어 소비재인 IT·전자제품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이 40일을 지나면서 산업계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2주 만에 항공 탑승객 수는 150만 명이 급감했고,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지난달 내수 판매 합계는 10년 만에 처음으로 8만 대로 주저앉았다.

단기적으로는 여행·관광·서비스업 등 B2C(기업 소비자간 거래) 중심으로 피해가 발생했고, 장기적으로는 철강과 정유 등 B2B(기업간 거래) 기업에도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중기적으로는 B2C와 B2B 모두에 걸친 전자업계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전자업계는 그동안 중국과 국내 사업장 생산중단을 걱정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움직임을 보이면서 생산 차질보다 경기 하강으로 시장 수요가 감소하는 상황을 더 우려하고 있다.

가장 먼저 영향이 나타난 곳은 스마트폰이다. 올해 1월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1억2005만 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5% 감소했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수요 시장인 중국의 영향이 컸다.

국내에서도 대폭 줄어든 이동통신사 공시지원금과 오프라인 방문객 감소로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1~2월 오프라인 마케팅 매출은 대폭 감소했다. 대신 온라인과 TV 광고 마케팅 매출 비중이 상당히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 이르지만,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조용한 건 사실이다. 최근 신제품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선방하고 있지만,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 직원이 구미사업장 내 신뢰성시험실에서 포장된 상태의 올레드 TV를 다시 뜯어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에어컨 시장은 3월을 주목하고 있다. 올해 1~2월 에어컨 시장 수요는 작년보다 감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영향보다는 최근 수년 동안 성장해왔던 기저효과 탓이다.

아직 에어컨 본격 판매가 일어나는 시즌이 아니라 코로나19 영향을 가늠하긴 어렵지만, 3월 실적을 봐야 코로나19 영향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현재까지 에어컨을 주문하고 취소한 비율도 미미한 것으로 전해졌다.

TV는 도쿄 올림픽이 변수다. 통상 TV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가 벌어질 때 다양한 프로모션이 더해지면서 판매가 증가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도쿄 올림픽 개최 연기 또는 취소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V는 트렌드를 많이 타는 제품이 아니다 보니 코로나19 영향은 아직 미미하다”면서 “그러나 최대 이벤트인 도쿄 올림픽이 열릴지도 미지수다. 사실상 올해는 올림픽 효과를 예측하는 것 자체가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전했다.

반도체 산업은 업황 우려에도 15개월 만에 수출이 반등하고 D램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등 안정적인 모습이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반도체 최대 수요처 중 하나인 중국 공장 생산 차질에 따른 실적 악화, 경기 하강으로 인한 반도체 수요 감소 등이 우려된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 실장은 “코로나19로 서비스업종과 내수산업이 영향을 받을 우려가 있다. 전자업종은 중국에서 생산차질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소비재이기 때문에 영향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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