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 새해 벽두부터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 소식이 전해지면서 건설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몇 년간 부진했던 건설사들의 해외 사업이 회복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을 앞다퉈 내놓으며 건설사 투자를 권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새해 시작과 함께 총 1조5000억 원 규모의 해외 건축 공사를 수주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카타르에서 루사일 플라자 타워 PLOT4(총 6130억 원) 공사를 수주한데 이어 14일 PLOT3(약 6093억 원) 공사 낙찰통지서(LOA : Letter of Award)를 단독 접수한 것이다.
지난 7일에도 현대건설은 한화 약 2700억 원(USD 2억3000만 달러, 당사분 1900억원/USD 1억6000만 달러) 규모의 싱가포르 풍골 스포츠센터 낙찰통지서를 접수했다.
이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하나금융투자, 유안타증권 등 10여 곳이 넘는 증권사에서 현대건설에 대한 보고서를 쏟아내며 기대감을 높였다.
김기룡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건설업종 성장 둔화 우려 속에 2020년 해외 수주 증가와 실적 성장이 현 주가에서의 반등 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해외 원가율 안정화와 국내 주택 실적 확대로 뚜렷한 이익 회복을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현대건설 뿐만이 아니다. 삼성엔지니어링도 작년 11월 25일, 사우디 아람코가 발주하는 우나이자 가스(19억 달러)에 대한 LOI를 수령했으며, 지난 8일에는 알제리 HMD 정유 프로젝트의 수주를 확정했다. 다만 이 두 프로젝트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작년 수주 성과로 인식된다.
그러나 이같은 수주 회복세는 올해도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말레이시아 사라왁 메탄올 플랜트(10억 달러), 멕시코 도스 보카스 정제공장 설계(32억 달러) 등 설계·조달·시공 연계 기본설계 수행 수주로 수주 가시성이 높다"며 "올해 예상되는 해외수주가 많아 수주잔고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현대건설과 삼성엔지니어링 뿐만이 아니다. 해외 건설 공사 수주에 꾸준히 나서고 있는 GS건설, 대우건설, 대림건설, 롯데건설 등에도 건설사들의 관심이 쏠린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동산 추가 규제, 미국-이란 관계 악화, 4분기 실적 부진 등으로 국내외 악재가 겹치며 건설업 주가 하락이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해외 수주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특히 2020년은 상반기에 수주 파이프라인이 집중돼 있어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천연가스 소비량 증가 동향에 맞춘 에너지 국가의 가스 업스트림 발주 증가세 꾸준하다"면서 "특히 작년 수주가 지연됐던 프로젝트까지 더해져 올해 상반기에 수주소식이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