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시크릿, 첫 트랜스젠더 모델 기용

입력 2019-08-06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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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3월 16일(현지시간) 브라질 출신 모델 발렌티나 삼파이오가 브라질 상파울로에서 열린 패션위크에서 워킹하고 있다. 상파울로/AP연합뉴스

세계적인 속옷 브랜드 ‘빅토리아시크릿’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트랜스젠더를 모델로 기용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빅토리아시크릿은 브라질 출신 발렌티나 삼파이오(22)를 카탈로그 모델로 뽑았다. 빅토리아시크릿 창사 이래 첫 트랜스젠더 모델이다.

삼파이오의 에이전트인 에이노 자논은 “삼파이오는 이번 모델 발탁이 패션 분야의 장벽을 깨부수는 훌륭한 기회라고 믿고 있다”며 “모두를 대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파이오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꿈꾸기를 멈추지 말라”며 벅찬 감정을 표현했다.

그동안 빅토리아시크릿은 마른 모델을 패션쇼에 세우는 등 기존 방식을 고집하면서 시대착오적이라는 세간의 비판에 시달려왔다. 게다가 빅토리아시크릿의 모기업 L브랜드의 마케팅 담당자였던 에드 라젝이 지난해 11월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빅토리아시크릿 쇼는 판타지이기 때문에, 트랜스젠더 모델과 플러스 사이즈 모델은 패션쇼에 서면 안 된다”고 발언했다가 십자포화를 맞기도 했다. 해당 발언으로 파문이 확산되자 에드 라젝은 “부주의했다”고 사과했으나 결국 회사를 떠났다.

빅토리아시크릿은 여전히 미국 란제리 시장에서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시장 점유율은 하락일로다.

모델 칼리 클로스는 최근 보그와의 인터뷰에서 “빅토리아시크릿과 더이상 일하지 않을 것”이라며 “세계 젊은 여성들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메시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빅토리아시크릿의 트랜스젠더 모델 기용은 세간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어보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NYT는 풀이했다.

미국 미디어의 성소수자 이미지를 관리 및 감시하는 비정부기구인 GLAAD는 “캘빈클라인, 갭, H&M 등 의류업체들이 트랜스젠더 모델 기용을 늘리고 있다”며 “빅토리아시크릿의 삼파이오 기용도 이런 흐름에 발맞춘 것”이라고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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