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FCA-르노 합병 임박...‘4사 연합’ 탄생 가능성에 셈법 복잡해진 日닛산

입력 2019-05-27 15:30수정 2019-05-2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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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A, 50대 50 비율 합병 정식 제안…닛산·미쓰비시車 합류하면 세계 최대 자동차 업체 탄생

▲미국 디트로이트 외곽의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 제퍼슨 북미조립공장에 생산이 끝난 지프 차량들이 주차돼 있다. FCA와 르노는 이르면 27일(현지시간) 경영통합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디트로이트/AP뉴시스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큰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이탈리아·미국계 자동차 업체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FCA)과 프랑스 르노의 제휴 논의가 최근 수 주간 급물살을 탄 끝에 결국 합병으로 확대됐다. 이에 밀접하게 관련된 업체들의 셈법이 복잡하게 됐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FCA는 이날 정식으로 르노에 50대 50 비율의 합병을 제안했다. FCA는 성명에서 “합병으로 탄생하는 새로운 사업체는 FCA 주주가 50%, 르노 주주가 50%의 지분을 각각 갖게 될 것”이라며 “이번 합병으로 세계 주요 지역과 자동차 각 부문에서 강한 존재감을 과시할 연간 870만 대 신차 판매 규모의 세계 3위 자동차업체가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노는 일본 닛산자동차와 미쓰비시자동차의 연합 파트너이기도 하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닛산과 미쓰비시는 이번 합병 논의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르노와 FCA가 합병하고 나서 합류 요청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FCA가 이날 정식으로 합병을 제안함에 따라 르노는 곧바로 이사회를 열어 이를 논의할 예정이다. 프랑스 경제일간지 레제코는 장 도미니크 세나르 르노 회장이 지난 24일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재무장관에게 FCA와의 통합 계획을 설명했으며 르메르 장관 측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기업 지배구조, 프랑스와 이탈리아 국내 고용 보장 등을 르노 측과 협의하고 있다.

르노가 20년지기 파트너인 닛산을 제외한 상태에서 FCA와 합병을 시도하는 것은 그만큼 자동차 업체가 자율주행차량과 전기자동차 등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 확대를 위해 ‘규모의 경제’의 압박을 얼마나 크게 받고 있는지 나타내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그동안 르노는 지주회사 형태로 닛산, 미쓰비시와의 통합을 추진했지만 일본 측의 반발로 인해 교착 상태에 빠졌다. 이에 르노는 다른 파트너를 찾는 쪽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FCA도 최근 규모의 확대를 통한 경영 효율화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FCA는 지난 3월 프랑스 푸조시트로엥(PSA)과도 경영통합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와의 합병에 반발했던 닛산도 셈법이 더욱 복잡해지게 됐다. FCA가 성명에서 밝혔듯이 르노와 합병하면 세계 3위이지만 여기에 닛산과 미쓰비시를 더해 ‘4사 연합’이 탄생하게 되면 연간 판매량이 1500만 대를 훌쩍 넘어 단숨에 1위로 도약하게 된다.

FCA와 르노는 합병을 통한 시너지 효과가 막대하다고 보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FCA는 인기가 높은 ‘지프’ 브랜드 등이 있지만, 르노는 발판이 없고 닛산도 실적 약화에 시달리고 있다. FCA는 르노와의 합병을 발판으로 닛산, 미쓰비시와 협력하면 중국 등 현재 존재감이 약한 아시아 시장 진출이 더욱 수월해진다. 다만 닛산 입장에서는 당장 몸집이 커지는 것은 좋지만 이미 경영 통합을 놓고 르노와 마찰을 빚은 상황이어서 FCA와 르노의 합병 추진이 달갑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카를로스 곤 전 닛산 회장을 둘러싼 논란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 전문가들은 4개의 대형 자동차 업체가 한 우리 안에서 마찰 없이 순탄하게 굴러갈지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르노와 닛산, 미쓰비시 등 3사 연합은 29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정례 간부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르노가 FCA와의 합병 방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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