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출범’ 앞둔 한국형 투자은행

입력 2017-11-12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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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형 첫 투자은행(IB)이 출범을 눈앞에 뒀다. 그러나 투자은행의 핵심 업무인 발행어음 사업은 증권사 1곳만 시작하게 돼 ‘반쪽 출범’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오는 13일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증권사 5곳의 초대형 IB 지정 안건을 의결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한국투자증권의 발행어음 사업도 인가할 예정이다.

의결 절차를 마치면 금융위가 2011년 7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표한 지 약 6년 만에 초대형 IB가 출현하게 된다.

금융위 발표 이후 증권사들은 인수·합병(M&A), 유상증자 등의 방법으로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라는 요건을 맞추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NH농협증권은 우리투자증권, KB투자증권은 현대증권을 각각 인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지주사인 한국금융지주에 1조원에 육박하는 중간배당을 해 지주사의 자회사에 대한 출자 여력을 높였다. 삼성증권은 자사주 매각과 유상증자를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섰다.

그 결과, 올해 6월 말 현재 자기자본은 미래에셋대우 7조1498억 원, NH투자증권 4조6925억 원, 한국투자증권 4조3450억 원, 삼성증권 4조2232억 원, KB증권 4조2162억 원이다.

자기자본 확보에는 성공했지만 실제 양상은 예상처럼 순조롭지 않다.

금감원 심사는 한국투자증권 1곳만 완료됐다. 나머지 4곳은 심사가 보류되거나 심사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삼성증권은 심사가 보류됐고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곳도 심사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편, 초대형 IB 출범을 앞두고 은행과 증권사의 ‘밥그릇 싸움’도 이어지고 있다.

은행연합회는 9일 "초대형 IB가 도입 취지에 맞지 않고 기존 은행 업무와도 겹친다"며 "발행어음업 인가는 보류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융투자협회는 "초대형 IB 도입으로 모험자본이 25조원 가량 공급되는 효과가 있다"며 인가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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