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플래너리 CEO, 무리한 ‘이멜트 지우기’…흔들리는 GE 신화

입력 2017-10-10 08:28수정 2017-10-1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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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동주의 투자자 이사로 받아들였지만 9일 주가는 오히려 4% 급락…올해 GE 주가 하락폭 26% 달해

▲행동주의 투자펀드 트라이언펀드매니지먼트의 에드 가든 최고투자책임자(CIO)가 9일(현지시간)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신임 이사로 취임했다. 가든이 지난해 28일 뉴욕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발언하고 있다. 블룸버그

주가 부진에 제프리 이멜트까지 물러나게 된 제너럴일렉트릭(GE)이 무리한 경영진 물갈이로 인해 암운이 짙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E는 이례적으로 행동주의 투자펀드인 트라이언펀드매니지먼트의 공동 설립자 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에드 가든을 신임 이사로 선임했다.

이는 실적 압박에 주가 하락으로 물러나게 된 이멜트의 뒤를 이은 존 플래너리 신임 GE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쇄신책 중 하나라고 WSJ는 강조했다. 투자자들에게 영향력이 큰 행동주의 투자자를 받아들여 주가 반전을 꾀하는 것이다. 가든은 GE 이사에서 12년 만에 물러나는 로버트 레인 전 디어&컴퍼니 CEO를 대체하게 된다.

오랫동안 GE의 수장이었던 이멜트는 지난 8월 1일 CEO에서 사임한 것은 물론 일주일 전에는 회장직과 이사 자리에서도 물러나면서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뗐다. 이후 플래너리는 지난 6일 이멜트 사단이었던 고위 경영진 3명을 교체하는 등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제프 본스타인 최고재무책임자(CFO)와 마케팅을 담당했던 베스 콤스톡 부회장, 해외사업 책임자인 존 라이스 부회장 등이 연말 회사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GE의 변화에 대한 기대보다는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GE 주가는 이날 약 4% 급락해 지난해 6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또 올 들어 지금까지 주가는 26% 하락해 다우지수가 15% 오른 것과 대조됐다.

▲존 플래너리 GE CEO. 블룸버그

플래너리 CEO는 이날 성명에서 “지난 90일간 무수히 많은 투자자를 만났으며 그들의 의견과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한다”며 “가든과 앞으로 함께 일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가든 신임 이사는 “다른 주주들과 마찬가지로 GE의 최근 실적에 실망했다”며 “그러나 GE는 상당한 상승 여력이 있어 매력적인 장기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트라이언은 2015년 GE에 25억 달러(약 2조8660억 원)를 투자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당시 트라이언은 GE와 협력적인 파트너십을 맺을 것이라고 표명했다. 그러나 이멜트 지휘 하에서 GE의 비용절감 노력이 미진하고 주가도 부진하다며 불만을 표시해왔다. 트라이언은 가든이 이사직을 차지하면서 GE의 비즈니스 전략 검토와 상세한 재무제표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 트라이언은 이를 바탕으로 GE에 비용절감과 주가 부양책 등을 더욱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트라이언은 GE 측에 수년간의 이사회 회의 자료 등을 요구해왔다.

플래너리 CEO는 최근 침체된 자사 주가를 감안해 일부 기관 투자자의 지지를 얻는 행동주의 투자펀드와 대립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트라이언펀드의 압박을 지렛대 삼아 대담한 비용절감과 직원의 의식 변혁을 촉구할 전망이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플래너리는 최근 수주간 가든과 긴밀히 협력했다. GE는 올해 초 앞으로 2년에 걸쳐 2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한다는 목표를 세운 상태다.

플래너리는 “트라이언이 촉구하는 것들 중 일부는 나 스스로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취임 초기 인력 감축과 보스턴 새 본사 건설 연기, 업무용 전용기 사용중단 등 비용절감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취해왔다.

한편 GE가 가든을 이사로 선임한 것이 프록터&갬블(P&G)과 트라이언의 10일 위임장 대결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트라이언의 넬슨 펠츠 회장은 P&G 이사 자리를 노리고 있다. 그러나 P&G는 이를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10일 주주투표로 판가름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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