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 2017] “삼성 신제품 발표회, 삼성답지 않았다”

입력 2017-02-2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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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의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삼성전자가 기존의 삼성답지 않은 면모를 노출시켜 빈축을 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구속되면서 이로 인한 리더십 부재가 국제 무대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듯하다는 평가다.

일본 경제 일간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브랜드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행사장 운영에 있어서도 정평이 난 삼성이 이번 MWC에서 약점을 드러냈다고 28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대기업 인텔 부사장은 26일 삼성의 신제품 공개 행사 후 “하나부터 열까지 삼성답지 않은 이벤트였다”며 의아해했다. 갤럭시노트7 발화 사태 여파로 차세대 기종 발표를 보류한 삼성의 부스는 예년보다 작았고, 입장자 관리도 느슨했는지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데이비드 로우즈 유럽법인 최고마케팅책임자(CMO)가 프리젠테이션을 하던 중 그린피스 활동가로 추정되는 남성이 갤럭시노트7의 환경친화적인 재활용을 촉구하며 현수막을 펼치다 쫓겨나기도 했다. 포천과 CNBC 등 외신들도 이 모습을 상세히 보도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삼성은 신제품 공개 행사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디스플레이 문제로 행사는 30분 정도 늦게 시작됐다고 한다. 그럼에도 디스플레이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영상은 부분적으로 이미지가 깨져 보였다는 것. 신문은 동영상 내용에도 주목했다. 삼성은 스마트폰 시험을 여러 번 반복하는 장면을 상영했다. 자문 그룹을 만들고, 거기에 외부 전문가도 포함시켜 품질관리를 더욱 높이겠다는 메시지였다. 하지만 이미 갤럭시노트7 사태가 벌어진 만큼 이 영상은 정작 ‘무얼 테스트하고 있는가’라는 인상을 주어 행사장에서는 실소가 새어나왔다고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처럼 보여진 것이다.

또한 중간에 무대에 오른 미국 대형 이동통산사 버라이존커뮤니케이션스 관계자가 삼성의 기술을 어필한 것도 아니고, 그저 다양한 파트너와 협력한다는 메시지만 전달한 셈이 돼 되레 어중간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번에 발표한 ‘갤럭시탭S3’은 완성도가 높다고 평가되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서피스’와 충분히 경쟁 상대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프리젠테이션이 끝난 후 제공된 제품 체험존이 너무 좁고, 포장을 너무 단단히해 오히려 신제품 성과에 찬물을 끼얹는 형국이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CES’에서도 많은 콘셉트가 경쟁사인 LG전자와 겹치는 등 삼성의 대담성이 부족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신문은 최근 연이은 신제품 발표회에서 경영 혼란의 영향이 드러나고 있는 것 같다며 갤럭시S8이 발표되는 3월 29일에 주목했다. 신문은 여기서 더 무너지면 반도체 사업을 제외한 삼성의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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