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7 판매 부진 예상보다 심각…혼하이 연매출의 절반 가량을 애플에 의존
혼하이는 지난해 총매출이 4조3569억 대만달러(약 163조4700억 원)로, 전년보다 2.81% 줄어 지난 1991년 대만증시 상장 이후 첫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고 10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신문은 애플 아이폰 등의 판매 부진이 실적에 영향을 주고 있어 혼하이의 사업 모델 전환이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혼하이는 애플과 소니, 휴렛팩커드(HP) 등 글로벌 메이저 IT 기업의 제품 생산을 도맡으며 세계 1위 EMS 자리를 굳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다음해인 2009년에도 매출이 0.4% 늘어나는 등 상장 이후 2015년까지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중국 경기둔화와 애플 제품 판매 부진이 겹치면서 고전한 끝에 결국 25년 만에 성장세가 멈추게 됐다.
가장 큰 문제로는 역시 애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꼽히고 있다. 혼하이 전체 매출에서 애플의 비중은 절반에 가까워 스마트폰(아이폰)의 판매 동향에 실적이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 2015년 가을 출시한 아이폰6S 판매가 부진을 보이자 혼하이도 큰 타격을 입었다. 혼하이의 2015년 매출은 아이폰6의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약 4조4800억 대만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불과 1년 만에 성장을 우려할 지경이 된 것이다.
지난해 가을 출시된 애플의 새 아이폰7 판매도 부진해 올해도 혼하이의 전망은 밝지 않다. 지난해 12월 매출은 4496억4000만 대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9.76% 증가했지만 전월과 비교해서는 6.45% 감소했다. 이는 시장 전망인 5000억 대만달러를 밑돈 것으로, 아이폰7 판매 둔화가 주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애플 핵심 시장인 중국에서 수요가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시장은 혼하이의 올해 1분기 매출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애플 부진 이외에 주요 생산기지인 중국의 인건비 상승 추세 등 역풍이 거세지는 것도 부담이다. 사업모델이나 생산체제 재검토 등 성장 전략 전환이 시급한 상황이다.
현재 혼하이는 지난해 인수한 일본 샤프와 함께 애플 차기 아이폰을 위한 OLED 패널 생산공장을 중국 정저우에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샤프를 통해 TV 사업에 진출해 자체 브랜드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은 물론 중국 업체들이 패널과 소비자가전 시장에서 이미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상황이어서 혼하이의 전략이 먹힐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