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대통령 고향’ 다바오 폭탄테러…두테르테 “무법상황 응징”

입력 2016-09-0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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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고향이자 정치적 근거지인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에서 2일(현지시간) 폭발이 발생해 최소 14명이 죽고 67명이 다쳤다고 미국 CNN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다바오시 야시장에서 이날 오후 10시30분께 폭발이 발생해 최소 14명이 숨지고 67명이 다쳤다. 사상 중에는 임산부와 어린이도 있었다. 부상자 중 일부는 위독한 상황이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사건 발생 당시 대통령은 다바오시에 체류했지만 폭발 현장 인근에 있지 않아 신변에는 이상이 없었다. 이 사고로 피해를 입은 현지 한국인 교민이나 관광객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테러와 관련, 필리핀이 ‘무법 상황’이라며 군사력까지 동원해 테러범을 응징하겠다고 선언했다.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경찰이 포탄 파편을 발견했다”면서 이번 폭발이 단순한 사고가 아닌 폭탄 공격이라고 확인했다. 이번 폭발은 주말마다 다바오에 방문하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평소 자주 찾던 마르코폴로 호텔 인근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대통령을 노린 마약조직이 이번 폭발 사건의 배후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6월 취임 직후부터 ‘마약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마약 관련 범죄 용의자 2000여 명이 경찰이나 자경단의 공격을 받아 숨졌고 70만 명이 경찰에 자수했다. 이에 마약 조직이 대통령을 암살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기도 했다.

필리핀 정부는 현재 테러 장소와 규모에 비춰 아부사야프의 소행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아부사야프는 3일 이번 폭발을 자신의 소행이라고 주장하며 추가 공격을 예고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번 폭탄 테러 발생 전에 아부사야프의 위협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의 아들인 파올로 두테르테 다바오시 부시장은 “이틀 전에 공격 위협이 있다는 믿을만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말했다. 다만 두테르테 대통령은 “모두가 용의자”라며 마약조직의 소행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1990년대 초반 결성된 것으로 알려진 아부사야프는 다바오 시를 포함한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 지역을 거점으로 납치와 테러를 일삼고 있다. 무장대원은 400여 명으로 추정된다. 70대 한국인을 납치한 후 10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시신으로 돌려보내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단체다.

아부사야프는 올해 상반기 인질로 잡고 있던 캐나다인 2명을 참수한 데 이어 지난 8월 말 10대 필리핀인 인질을 참수했다. 이에 두테르테 대통령은 아부사야프 섬멸을 지시했고 필리핀군은 이 무장단체의 근거지인 남부 술루 섬에 2500여 명의 병력을 급파해 현재 30여 명을 사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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