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BOJ)이 28~29일 열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추가 금융완화를 결정했다.
BOJ는 본원통화를 연간 80조 엔 늘리기로 한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하고, 기준금리도 현행 마이너스(-)0.1%로 동결하기로 했다. 대신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를 연간 3조3000억 엔에서 6조 엔으로 두 배 확대하기로 했다. 달러 대출 프로그램도 240억 달러로 두 배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하기로 한 결정은 BOJ 위원 9명 중 8명의 찬성으로 통과됐으며 ETF 매입 확대는 9명의 위원 중 7명의 동의로 결정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BOJ 총재는 9월 차기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BOJ 정책 효과를 평가하기로 하고 기존 통화정책을 유지키로 했다. 사실상 아베 신조 총리의 부양 패키지 내용을 확인한 후 추가 완화 조치를 취하겠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BOJ는 “이번 조치로 시장에 완화적 상태를 제공할 것”이라면서 “정부 조치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BOJ는 지난 1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했으며 이후에는 계속 금리를 동결해왔다. 그러나 최근 아베 총리가 28조 엔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도입 의지를 밝히면서 일각에서는 BOJ도 이에 부응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형성됐었다.
다만 시장에서는 BOJ의 결정에 다소 실망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가치가 급등했다. 이날 오후 1시 8분 기준 달러·엔 환율은 전일 대비 1.74% 떨어진 103.44엔을 기록 중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BOJ 정책 결정 실망감에 달러·엔 환율이 100엔대까지 추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BOJ는 2017 회계연도 근원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종전의 1.7%로 유지했다. 다만 올해 전망치는 기존 0.5%에서 0.1%로 하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