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격한 반덤핑 조치 계속해야”…구속력은 없지만 EC 압박할 수 있어
유럽의회가 중국에 대한 ‘시장경제지위’ 부여에 반대하고 계속해서 엄격한 반덤핑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고 1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유럽의회는 이날 결의안을 찬성 546, 반대 28, 기권 77의 압도적인 다수의견으로 통과시켰다. 유럽의 산업과 고용을 지키려면 지금처럼 엄격한 반덤핑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 유럽의회의 입장이다. 유럽연합(EU)은 ‘시장경제지위’ 인정을 위해 재산권 존중, 국가로부터 독립적인 금융부문의 존재, 주주 보호 등의 자체 기준이 있다.
중국은 지난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당시 향후 15년간 ‘비시장경제지위’를 감수하기로 약속했다. 이에 중국은 올해 말 그 기한이 끝나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시장경제지위’로 전환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EU와 미국, 일본 등은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럽의회 의원들은 중국이 여전히 반덤핑 조치를 완화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면 중국에 이전처럼 엄격한 반덤핑 관세를 물기 어려워진다. 중국의 물량 공세에 고전하다 최근 수개월간 혼란이 극에 달한 철강업계가 특히 ‘시장경제지위’ 부여를 결사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이날 결의안 채택이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올해 안에 해당 이슈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해야 하는 EU집행위원회(EC)에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FT는 전했다. EC는 올여름 검토에 착수해 ‘시장경제지위’ 부여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이는 유럽의회에서 다시 찬반이 결정되게 된다.
한 소식통에 따르면 EC는 중국에 ‘시장경제지위’를 부여하는 것에 우호적인 입장이다. 인정을 하지 않으면 중국 측으로부터 WTO 협정 위반이라며 제소를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 또 영국 정부 등 일부 국가도 중국의 투자를 기대하면서 ‘시장경제지위’ 인정에 찬성하고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에 EC 내 초점은 철강과 세라믹, 섬유, 자전거 등 취약한 산업과 관련해 중국과의 정치적인 딜로 양보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에 맞춰져 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