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 작년 증시폭락 때 미 연준에 자문요청했다”

입력 2016-03-22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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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 1987년 블랙먼데이 당시 연준 대응책에 대한 자료 요청

▲중국 베이징에 있는 인민은행 청사 전경. 사진=블룸버그

중국 인민은행이 작년 7월 중국증시 급락 당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 관련 정보를 요청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연준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쑹샹옌 미국 뉴욕 주재 인민은행 대표는 지난해 7월27일 워싱턴에 있는 스티븐 카민 연준 국제금융부문 책임자에 이메일을 보내 1987년 미국 증시 붕괴 당시 연준이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해 자문했다. 쑹 대표가 자문을 구한 부분은 1987년 10월 19일 당시 뉴욕증시가 하루 사이 폭락한 ‘블랙먼데이’다. 당시 일일 낙폭은 22.6%로 현재까지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당시 연준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은 뉴욕증시가 폭락하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하고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다. 이와 관련해 카민은 당일 연준이 블랙먼데이 당시 대응한 내용을 정리해 보냈다. 여기에는 당시 연준 회의록과 의회 증언 등 온라인에 공개된 관련 자료 7개도 첨부됐다.

지난해 6~8월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43% 붕괴됐고, 이 영향으로 작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6.9%로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이 연준에 자문했다는 점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의 데이비드 달러 선임 연구원은 “인민은행이 시장 혼란에 대한 경험에 대한 교훈을 얻으려고 연준에 자문을 구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라면서 “1987년 뉴욕증시 붕괴사태 이후 미국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났다는 점에서 특히 더 흥미롭다”고 말했다.

셰인 올리버 AMP캐피탈인베스터스 투자전략부문 책임자는 인민은행이 시장 붕괴에 대해 오랜 경험을 가진 연준 관계자들에게 정보를 요청했다는 점은 시장을 매우 안심시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인민은행이 선진국 중앙은행에 손을 뻗었다는 것은 성숙했다는 신호”라면서 “또한 연준이 적절한 시점에 기꺼이 도움을 제공한 것도 시장을 안심시키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인민은행은 미국 금융기관과의 협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1일 중국 항저우에서 미국 뉴욕연방준비은행과 합동 심포지엄을 개최한 바 있다. 미국과 중국 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심포지엄을 개최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인민은행이 연준의 수많은 대응 중에서 입맛에 맞는 정책만을 선택했다고 지적했다. 앤디 시에 전 모건스탠리 아시아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1987년 사태에 대한 자료나 책이 이미 많으며 이것을 인민은행 관계자들이 모를 리 없다”면서 “뉴욕증시는 1987년 외에도 2000년 닷컴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폭락했었다. 인민은행이 1987년을 콕 집어 관련 대응을 자문한 것은 마치 연준의 대응책 중 한 가지를 고르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쑹 대표는 카민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연준이 1987년에 미국 은행권에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 쓴 환매조건부채권(레포)에 대한 구체적 내용에 관심을 보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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