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4·13 총선] 與 표밭 ‘진박’ 바람 … 김부겸 적진서 ‘더민주 깃발’ 꽂나

입력 2016-02-18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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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의 남자’ 이정현 3선 도전… 정동영, 국민의당·무소속 저울질

▲왼쪽부터 최경환, 유승민 의원, 김부겸 전 의원.
정치권에서 영·호남은 ‘본진’의 성격이 짙다. 여야의 대결구도가 뚜렷하다. 이번 20대 총선도 일부 지역구를 제외하면 그간 선거와 비슷한 양상을 띨 전망이다. 눈여겨봐야 할 부분은 선거구 조정으로 인한 통합·분구 여부다. 이에 따라 후보자들의 운명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또 당내 ‘계파’ 문제도 선거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과 제주는 의석 수가 적어 선거판을 흔들 영향력은 미미하지만 여야의 자존심이 걸려 있어 앞으로의 결과가 주목된다. 전체 지역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영·호남과 강원·제주 129석이 어떻게 나뉠지 관심이 쏠린다.

◇영남 67곳...유승민 ‘털어내기’ 어디까지? = 경남의 지역구는 경남 창원시 의창구·성산구, 창원시 마산합포구·회원구, 창원시 진해구, 진주시 갑·을, 통영시 고성군, 사천시 남해군 하동군, 김해시 갑·을, 밀양시 창녕군, 거제시, 양산시, 의령군 함안군 합천군, 산청군 함양군 거창군 등 16곳으로 나뉜다.

경북은 포항시 북구, 포항시 남구 울릉군, 경주시, 김천시, 안동시, 구미시 갑·을, 영주시, 영천시, 상주시, 문경시 예천군, 경산시 청도군, 고령군 성주군 칠곡군, 군위군 의성군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 봉화군 울진군 등 15곳으로 나뉜다.

여기에 대구광역시 12곳, 부산광역시 18곳, 울산광역시 6곳을 포함하면 총 67곳이다. 대구·경북 지역은 ‘TK’로 불리고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PK’로 통한다.

새누리당의 텃밭인 TK(대구·경북)는 ‘친박(친박근혜계)’과 ‘비박(비박근혜계)’ 후보자 간 공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이들은 ‘박근혜(대통령)’라는 배경을 등에 업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에는 ‘진박(진짜 친박)’을 자처하며 대통령과의 연을 강조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대구에서는 동구을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국회법 개정안 파문 당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로 찍힌 새누리 3선 유승민 의원과 친박을 자처하는 이재만 전 동구청장이 공천 맞대결을 벌일 예정이다.

현재 친박계는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을 중심으로 ‘유승민 찍어내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유 의원은 물론 친유승민계 의원들까지 ‘정조준’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최 의원은 ‘진박’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잇따라 찾아다니며 유 의원을 견제하고 있다. 이 같은 친박계의 움직임에도 유 의원의 지지율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친박계가 유 의원을 압박하고 있지만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장인 이한구 의원은 저성과자 현역 의원에 대한 컷오프와 관련, 유 의원에 대해서는 “저성과자는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노골적인 배제는 피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구 수성갑은 경북고·서울대 선후배 사이인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김부겸 더민주 전 의원이 맞붙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이후 2파전 양상이 뚜렷해졌다.

경북 포항북구는 당초 국회 부의장을 지낸 4선의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과 박승호 전 포항시장이 경선에서 맞설 것으로 보였으나 이 의원이 포스코로부터 현안 해결 청탁을 받고 지인의 회사에 포스코가 일감을 몰아주게 하는 등 제3자 뇌물수수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선거 판도가 바뀌었다.

부·울·경(부산·울산·경남)으로도 불리는 PK지역도 새누리당의 든든한 표밭이다. 부산 영도구는 새누리 김무성 대표, 중·동구는 정의화 국회의장, 서구는 새누리 유기준 의원 등 여권 실세가 버티고 있다. 여기에 더민주 문 전 대표가 불출마를 선언하고 조경태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옮기면서 여당의 입지가 확대된 모양새다. 부산에서 야당 지역구는 사상구 한 곳뿐이다. 부산 영도구의 경우 문 전 대표가 나오지 않는 이상 큰 이변은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부산 진구갑은 새누리 경제통 나성린 의원과 더민주 김영춘 전 의원의 리턴 매치가 관심사다.

울산 지역구 6곳에는 모두 새누리 깃발이 꽂혀 있다. 19대 총선, 지난 지방선거까지 모두 여당 차지였다. 시작부터 ‘이기는 게임’이 가능해서인지 여권 후보는 난립하는 반면 야권 후보는 적은 편이다.

울산 최대 격전지는 4선인 정갑윤 국회부의장의 지역구인 중구다. 이곳은 본게임보다 경선경쟁이 치열하다. 새누리당에서는 이동우 전 울산중소기업종합진흥센터 본부장을 비롯해 조용수 전 중구청장, 강용식 중앙당 상근전략기획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야권에서는 더민주 이철수 울산시당 고문, 노동당 이향희 울산광역시당 부위원장이 맞선다.

경남 창원 의창구는 새누리 박성호 의원이 재선을 노리고 있다. 이래호 전 경남개발공사 관광사업본부장, 박완수 전 창원시장, 김모하 경제학 박사, 박성만씨도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박 의원과 박 전 창원시장은 비슷한 시기에 각각 창원대 총장과 창원시장을 지내 어느 정도 친분이 있지만 이번에는 ‘적’이 됐다.

창원마산합포구는 새누리 이주영 의원의 5선 가능성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허영 축산물품질평가원장, 정병윤 마산수협 대의원 회장, 정규헌 경남스쿼시연맹 회장 등이 공천 경쟁을 벌인다.

경남 진주갑은 새누리 박대출 의원과 최구식 전 의원의 다시 맞붙는다. 이들은 19대 총선에서 대결을 펼친 바 있다. 경쟁자이긴 하나 진주고 출신으로 언론에 몸담았던 공통점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이정현 의원, 정동영 전 의원, 박지원 의원.
◇ 호남 30곳…이정현 ‘野 텃밭’서 재선 가능할까 = 전남의 지역구는 목포시, 여수시 갑·을, 순천시 곡성군, 나주시 화순군, 광양시 구례군, 담양군 함평군 영광군 장성군, 고흥군 보성군, 장흥군 강진군 영암군, 해남군 완도군 진도군, 무안군 신안군 등 11곳으로 나뉜다.

전북은 전주시 완산구 갑·을, 전주시 덕진구, 군산시, 익산시 갑·을, 정읍시, 남원시 순창군, 김제시 완주군, 진안군 무주군 장수군 임실군, 고창군 부안군 등 11곳으로 나뉜다. 여기에 광주광역시는 8곳을 포함해 30곳이 전통적으로 야세가 강한 지역이다.

호남에서는 전남 순천·곡성이 주목받고 있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 이정현 의원이 27년 만에 여당의 깃발을 꽂았기 때문에 이번 결과에 따라 새누리의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 의원이 이번 총선에서도 승리한다면 향후 대선에서 호남도 끌어안을 수 있는 후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안심하기에는 이르다. 이 의원은 19대 당시 ‘예산폭탄론’을 내걸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순천대 의대 유치가 물거품이 된 것도 아킬레스건이다. 현재 이 지역구에 여권 후보는 이 의원뿐이다. 반면 야권 후보자는 10명이다.

목포시에서는 더민주를 탈당한 ‘호남 맹주’ 박지원 의원이 4선에 도전한다. 국민의당 유선호 전 의원도 4선을 향해 달리고 있다. 같은 당 배종호 전 KBS 뉴욕특파원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더민주에서는 조상기 전 한겨레신문 편집국장, 정의당 서기호 의원, 김한창 전 국민권익위원회 상근전문위원, 송태화 제이앤컴퍼니 대표이사 등이 가세할 조짐이다. 새누리에서는 박석만 전 로펌 H&P 법률사무소 상임고문, 한영배 목포시 의용소방대 연합회장 등이 출마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도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지난 4·29재보선에서 당시 무소속이었던 천정배 의원이 돌풍을 일으켰던 광주 서구을이 그렇다. 더민주가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를 누르기 위해 전략공천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더민주에서는 조영택 전 의원이 거론되고 있고 새누리에서는 정승 전 식약처장이 나설 채비를 마쳤다.

광주 남구도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 16대와 18대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된 바 있는 강운태 전 광주시장이 지지기반을 토대로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더민주 측은 강 전 시장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전북의 키는 정동영 전 의원이 쥐고 있다. 세 확산을 노리는 국민의당이 정 전 의원의 합류를 원하고 있다. 이들이 연대하게 된다면 그 파급력은 적지 않을 것이다. 정 전 의원이 무소속으로 전주 덕진에 출마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와 그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유성엽 의원은 정읍에서 무소속으로 두 차례 당선된 재선 의원으로 민주통합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을 거친 바 있다. 최근에는 국민의당에 입당해 입지를 다지고 있다. 더민주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연구원 원장 등이 유 의원에게 도전장을 내민 상태다. 일각에서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당내 경선을 하지 않고 후보를 확정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미 대진표가 짜였다는 얘기다.

◇ 강원 9곳…여권 싹쓸이 지역, 야권 반전 주목 = 강원도의 지역구는 춘천시, 원주시 갑·을, 강릉시, 동해시 삼척시, 속초시 고성군 양양군, 홍천군 횡성군, 태백시 영월군 평창군 정선군, 철원군 화천군 양구군 인제군 등 9곳으로 나뉜다.

19대 총선에서 강원도는 여당을 지지했다. 반면 야당은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야당이 설욕전을 펼칠 수 있을지가 관전포인트다.

강원도 최대 격전지는 홍천·횡성이다. 새누리 황영철 의원과 더민주 조일현 지역위원장이 다섯 번째 혈투를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의 전적은 2승1무1패로 황 의원이 우위에 있다. 이들은 2000년 16대 총선부터 질긴 인연을 이어왔다.

춘천은 선거구 재조정 대상 지역과 통합될 가능성이 크다. 신생 선거구에 도전할 정치 신인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역인 새누리 김진태 의원이 재선을 노리는 가운데 이광준 전 춘천시장, 이수원 전 특허청장 등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섰다. 더민주에서는 허영 중앙당 부대변인, 황환식 전 최문순 강원도지사 정무특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 제주 3곳…야권 싹쓸이 지역, 여권 설욕전 = 제주특별자치도의 지역구는 제주시갑·을, 서귀포시 등 3곳으로 나뉜다. 제주도는 강원도와 반대로 지역구 모두 야권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새누리가 한 곳의 의석이라도 가져온다면 야당의 싹쓸이는 무산된다. 야당은 도덕성에 흠결이 있는 후보를 잘 걸러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9대 서귀포시 의원이었던 김재윤 전 의원이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 수감된 바 있어 후보의 자질에 따라 완승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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