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기자의 그런데] 부평 패싸움에 캣맘 살인까지…분노조절장애에 빠진 ‘헬조선’

입력 2015-10-1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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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인천 부평서 20대 남성 8명이 패싸움을 벌였습니다. 길거리 한복판에서 말입니다. 말리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모두 휴대전화기를 꺼내 촬영하기 바빴습니다.

고양이를 돌보는 이웃 주민을 벽돌로 살인하고, 길거리 커플을 이유 없이 폭행하는 잔인한 10대, 남편과의 다툼 끝에 13년 만에 얻은 아기를 제 손으로 죽인 엄마까지.

분노조절장애를 겪고 있는 한국 사회의 단면들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병을 앓는 사람이 제법 많다는 사실, 아십니까.

대한 신경 정신건강의학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인 둘 중 한 명은 분노조절장애를 갖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10%는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취업절벽에 내몰린 20대들의 스트레스가 유독 심합니다. 전문의 상담이 필요한 사람이 28%에 달한다고 하네요.

출산과 내 집 마련을 고민하는 30대(18%)와 입시 전쟁에 파묻혀 사는 10대(17%)들의 분노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들의 분노는 범죄로 이어집니다. 살인ㆍ폭력ㆍ강도ㆍ절도 등 주요 범죄의 동기 중 40%는 ‘우발적’(2012년, 법무부 형사사법 통계)으로 이뤄진다고 합니다. 홧김에 사람을 죽이고 욱해서 이유 없이 남을 때린다는 얘기입니다.

일부 사람들은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2030세대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 이란 건 알고 계시죠. 이들은 왜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요. 서울대 병원이 최근 1년간 자살을 시도한 사람들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80%에 달하는 사람들이 ‘충동적’이라고 답했습니다.

분노조절장애로 인한 범죄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합니다.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반대로 얘기하면 내가 가해자가 될 수도 있는 거죠.

개인의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습니다. 사회가 나서야 합니다. 정신건강 컨트롤타워를 통해 ‘힐링시스템’이 돌아가게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화’를 잘 내는 방법을 배워야 합니다. 무작정 참는 게 능사는 아니니까요.

세계적인 불교지도자 틱낫한 스님은 ‘화’라는 책에 이런 구절을 남겼습니다.

#내가 누군가에게 몹시 화가 났을 때는 화가 나지 않은 척 해서는 안 된다. 고통스럽지 않은 척해서도 안 된다. 그 사람이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라면 더욱 그러하다. 내가 지금 화가 났으며 그래서 몹시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에게 고백해야 한다. 그러나 말은 아주 차분하고 침착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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