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성숙 위한 성장통 단계…리서치, 소신 있는 보고서 작성에 위축 말아야
“기업들이 자사에 대한 불리한 부정적 의견도 고맙게 수용할 줄 알아야 진정한 자본시장의 질적 발전을 이룰 수 있다. 이번 현대백화점 애널리스트 협박 사건은 성숙한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한 성장통 과정이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26일 이투데이와 가진 인터뷰에서 최근 현대백화점 경영진이 애널리스트를 상대로 압박한 것과 관련 이같이 운을 뗐다.
황 회장은 뱅커스트러스트 등 외국계 금융기업과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그룹을 거쳤으며, 우리금융과 KB금융지주 회장 등을 역임한 국내 자본시장업계의 산증인이다. 또한 황 회장 취임 이후 금투협도 지난 5월 말부터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매도 리포트 공시제를 실시해 투자자 신뢰 회복에 앞장서고 있는 상황이다.
황 회장은 “만약 애널리스트가 잘못된 허위사실로 분석을 할 경우, 기업 입장에선 적극적인 정보 제공과 해명에 나서는 게 맞다”며 “그러나 외압 없는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기업 분석을 하는 애널리스트의 의견에 부당하다고 맞서는 것은 옳지 않은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향후 현대백화점 갑질 사건 같은 재발 방지를 위해 대기업들 역시 성숙한 관념을 지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증권사 리서치센터 역시 이같은 기업들의 압박에 위축되지 말고 소신있고 독립적인 리서치에 더욱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황 회장은 “상장사들 입장에서도 지금 눈 앞에 보이는 잘 나가는 상황보다, 그 속에 감춰진 부정적 의견을 내는 증권사들의 의견에 대해 고맙게 생각해야 한다”며 “오히려 따끔한 질책에 대해 반면교사 삼아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과거 증권사의 리포트가 아무도 예견 못한 잘 나가는 기업들의 몰락을 전망한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실제 1998년 노무라증권은 과거 ‘대우에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는 보고서를 통해 대우그룹의 몰락을 예고한 바 있다.
황 회장은 “지금부터라도 각 증권사들 CEO가 소신있게 리서치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로 상장사들도 성숙한 관념을 지니는데 노력하고, 증권사 리서치 역시 자본시장의 성장통으로 인식하고 더 객관적이고 신뢰 받을 수 있는 리서치 작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