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음악 스트리밍 업계도 평정할까...스포티파이, 애플뮤직 출시 앞두고 위기감 역력

입력 2015-06-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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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정액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의 이달 말 출시를 앞두고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특히 업계의 선두격인 스포티파이에 위기감이 역력하다.

스포티파이는 10일(현지시간) 유료 가입자가 연초의 1500만명에서 2000만명으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또한 광고를 보면 음악을 무료로 들일 수 있는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자가 유료 가입자로 전환한 비율은 1년 전 25%에서 27%로 소폭 증가했다고 전했다.

스포티파이의 이처럼 뜬금없는 실적 발표는 애플이 월 9.99달러에 무제한으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애플뮤직을 공개한 지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어서 주목된다.

애플은 지난 8일 ‘The epicenter of change(변화의 진원지)’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코니센터에서 개막한 ‘세계개발자회의(WWDC) 2015’에서 대대적인 업데이트와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했다. 이번 행사에서 최대의 관심사는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유료 스트리밍 음악서비스 ‘애플뮤직’이었다. 애플뮤직의 사용료는 1인 기준 월 9.99달러. 10달러가 채 안되는 금액으로 3000만곡 중 원하는 음악을 무제한으로 들을 수 있다. 6명이 한 그룹을 구성해 사용할 경우 사용료는 월 14.99달러다. 첫 3개월간은 무료다.

이처럼 질적·양적으로 무장한 애플뮤직의 등장은 선발 업체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당초 업계에서는 애플이 후발주자인 만큼 스포티파이 같은 기존 업체들을 따라잡긴 쉽지 않을 것이라는 회의론이 앞섰다.

그러나 상황은 이미 뒤집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뮤직의 사용료가 월 10달러이고 2000만명이 유료로 가입할 경우 20억 달러의 매출이 발생한다. 이는 애플의 현 회계연도 총 매출액의 약 1%에 불과하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터치, 맥, 애플 TV 등 자사의 i생태계 내에 속해 있는 기기 뿐만 아니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일반 PC에서도 애플뮤직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계획이어서 애플뮤직 서비스 이용자는 당초 예상을 뛰어넘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 분기에 이들 기기의 총 마진이 41%에 달하며, 136억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애플이 애플뮤직 서비스 개시에 앞서 음반업체들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기존 업체들에 음원을 제공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행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재 미국 뉴욕과 코네티컷 주 법원은 이와 관련해 독점금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스포티파이 같은 업계 선발주자들에겐 치명적이다. 스포티파이는 600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지만 이들 중 5500만명 가량은 ‘프리미엄’ 서비스 이용자다.

이 때문에 장기간 적자에 시달려온 스포티파이는 스트리밍 사업을 흑자로 전환하는 것이 급선무다. 무엇보다 10억 달러라는 거액의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것.

스포티파이는 이날 애플뮤직에 대항하기 위해 북유럽 통신업체인 텔리아소네라, 스코틀랜드 자산운용사인 밸리기포드, 캐나다 헤지펀드인 센베스트캐피털 등으로부터 5억26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일종의 ‘군자금’으로서 애플과의 전쟁에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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