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GW 전력에 838㎢”…대통령 질의로 드러난 ‘용인 반도체 이전론’의 계산

이상일 시장, 업무보고 녹취록 공개하며 "숫자가 답"…청와대 침묵에 정면돌파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대통령 업무보고 발언과 태양광 발전 수치를 근거로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이전론의 물리적 한계를 지적하며, 정부의 명확한 입장 표명을 촉구하고 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페이스북 캡쳐본)
대통령이 직접 의문을 제기한 새만금 태양광 발전 능력. 그런데 그보다 5배 많은 전력이 필요한 용인 반도체국가산단을 새만금으로 옮기자는 주장이 정치권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에 11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12월 12일 대통령 업무보고 발언을 근거로 이른바 ‘용인 반도체 이전론’의 물리적 한계를 정면으로 짚었다.

이 시장은 “대통령 스스로 5GW도 물리적으로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했는데, 15GW가 필요한 반도체산단을 어떻게 옮기겠다는 것이냐”며 “이전론은 전제부터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별도의 판단을 요구하지 않아도 결론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문제의 발언은 대통령 업무보고 과정에서 나왔다. 당시 새만금개발청은 수상태양광을 중심으로 발전량을 5GW까지 확대하겠다고 보고했다. 대통령은 즉각 “수상태양광으로 5GW 발전이 물리적으로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새만금개발청장이 “2030년 안에 가능하다”고 답하자, 대통령은 다시 질의했다.

“같은 면적에서 효율을 높여 발전량을 늘린다는 말인가. 현재 3GW에서 2GW를 더 모아 만들 수 있겠느냐.”

이 질의는 새만금 태양광 확대 계획의 현실성 자체를 겨냥한 질문이었다. 이상일 시장은 “대통령조차 확신하지 못하는 5GW 태양광으로, 그 3배인 15GW가 필요한 반도체산단을 어떻게 돌리겠다는 것이냐”며 “이전론의 물리적 기반은 이미 흔들렸다”고 말했다.

숫자는 더욱 분명하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 설비 이용률은 15.4%에 불과하다. 용인반도체산단 10기 생산라인에 필요한 15GW를 태양광으로 충당하려면 97.4GW 규모의 설비가 필요하다. 이를 설치하려면 838㎢, 새만금 매립지 면적의 2.9배를 태양광 패널로 덮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시장은 “햇빛이 가려지는 순간 출력이 급감하는 태양광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 팹을 안정적으로 가동할 수 있겠느냐”며 “반도체 생산라인은 전력 변동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태양광의 구조적 변동성이 반도체 산업의 물리적 요구와 맞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전론에 대해 명확한 선을 긋지 않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은 8일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대상 기업의 이전을 검토하지 않으며, 기업 이전은 기업 판단”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상일 시장은 “용인반도체산단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정부가 지정한 곳”이라며 “전력과 용수 공급은 정부 책임인데, 이를 기업 판단 문제로 돌리는 것은 특화단지 지정의 의미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시장은 또 “혼란과 혼선을 끝내려면 대통령이 직접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대통령이 새만금 태양광의 한계를 인식하면서도, 용인반도체 이전론에는 왜 침묵하는지 국민은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는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산업이다. 대통령 질의로 드러난 전력 현실, 에너지경제연구원이 제시한 냉정한 숫자, 반도체 생산의 물리적 특성을 나란히 놓으면, 용인 반도체산단 이전론이 정책적·기술적 근거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은 스스로 드러난다. 이제 남은 것은 정부의 명확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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