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 군 문화 뚫어라"… 기관 영업 확대 위한 ‘통역사’ 역할 기대
"전역하면 평생 고객" 락인 효과 노려…걸그룹 마케팅도 치열

시중은행들이 예비역 장교 출신 인재들을 잇달아 영입하며 군(軍) 마케팅에 사활을 걸고 있다. 160억 원 규모의 나라사랑카드 사업권을 따낸 은행들은 군 조직 이해도가 높은 영관급 장교를 채용해 굳게 닫힌 군부대와 기관 영업의 문을 여는 한편, 아이돌 모델을 앞세워 20대 장병 고객 확보에 주력하는 ‘투트랙(Two-track)’ 전략을 펼치고 있다.
00일 금융권과 인사혁신처의 12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결과자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이달 초 육군·공군 예비역 영관급 장교(대령·중령) 출신 3명을 기관사업부 팀장급으로 채용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진행된 ‘나라사랑카드 관련 군 마케팅 부문’ 채용 공고를 통해 선발됐으며 이달부터 기관사업부에서 군 관련 마케팅과 대외 협력 업무를 수행한다.
앞서 하나은행은 작년 5월 신한은행, IBK기업은행과 함께 3기 나라사랑카드 사업자로 선정되며 군 금융 시장에 공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나라사랑카드는 징병검사를 받는 남성들이 의무적으로 발급 받는 카드로 사업자로 선정되면 매년 20만 명의 신규 고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알짜’ 사업이다. 하나은행은 이번에 처음으로 사업권을 따낸 만큼 군 조직 이해도가 높은 영관급 장교들을 전진 배치해 사업 초기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하나은행이 영관급 장교를 팀장급으로 영입한 배경은 카드 영업과 함께 기관 영업 확대 포석으로 풀이된다. 군인공제회나 각 군 본부 등 대형 기관과의 거래(금고 유치, 자금 관리 등)를 트기 위해서는 은행이 모르는 군 조직의 특수성과 언어를 이해하는 통역사 역할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IBK기업은행도 군 전문 인력 확보에 나섰다. 기업은행은 지난달부터 ‘군 전문위원’ 채용을 진행 중이며, 이달 중 해군·공군 영관급 장교 출신 2명을 과장 또는 차장급으로 선발할 예정이다. 이들은 본점에 근무하며 군부대 마케팅 현장 지원과 국방부·계룡대 등 대외기관 협력 업무를 맡게 된다
신한은행은 영업 현장 강화에 방점을 뒀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4월 ‘리더십 특별채용’을 통해 전역 장교 30여 명을 개인·기업고객 대상 금융서비스직으로 채용했다. 2023년부터 진행해 온 이 전형은 주로 대위급 이하 장교나 ROTC(학군장교) 출신을 선발해 영업점 실무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조직 적응력이 뛰어나고 영업력이 검증된 장교 출신들을 통해 현장 영업망을 촘촘히 하겠다는 의도다.
장교들이 ‘윗선’을 공략한다면, 20대 사병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아이돌 마케팅’ 경쟁도 치열하다. 하나은행은 인기 걸그룹 아이브(IVE)의 안유진을 모델로 기용해 장병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신한은행은 ITZY(잇지)의 유나를, 기업은행은 혼성그룹 ‘올데이프로젝트’를 각각 모델로 내세워 MZ세대 장병들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군 장병은 전역 후 취업과 결혼을 거치며 주거래 은행으로 정착할 가능성이 큰 핵심 잠재 고객”이라며 “폐쇄적인 군부대 특성상 내부 사정에 밝은 장교 출신들이 진입장벽을 뚫는 ‘키맨’ 역할을 하고, 아이돌 모델은 친밀감을 높이는 상호 보완적인 전략”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