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에서 오간 고가의 선물과 돈이 이별 뒤 분쟁으로 번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금액이 크면 법적으로 반환해야 하는 걸까요? 정소연 중앙N남부 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와 함께 "돌려달라"는 요구, 어디까지 법적으로 인정되는지 살펴봤습니다.

Q. 연인에게 받은 명품 가방·시계·차 같은 고가 선물, 헤어지면 돌려줘야 하나요? 금액이 크면 달라지나요?
A. 연인 사이에서 주고받은 선물은 법적으로 '증여'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여는 소유권이 상대방에게 이전되는 것이어서, 헤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돌려줄 의무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다만 교제 기간이 매우 짧은데도 고가의 물건을 준 경우, 또는 일시적으로 사용하라고 맡긴 상황이 있는 경우에는 이례적으로 '대여'로 판단돼 반환 의무가 인정된 판례도 있습니다. 결국 선물을 건넬 당시의 상황이 반환 의무를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됩니다.
Q. "결혼 전제로 준 돈·선물"이라고 하면 반환 대상이 되나요? 카카오톡으로 한 말도 증거가 되나요?
A. 결혼을 전제로 준 돈이나 선물이라 주장하더라도, 그것이 실제로 예물·예단·혼수로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인지, 아니면 단지 환심을 사기 위한 선물인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또 결혼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돌려받기로 했다는 약정이 있었는지도 중요합니다. 말로 한 약속이나 카카오톡 메시지도 증거가 될 수 있지만, 전후 맥락상 혼인을 위해 교부한 예물 정도로 판단될 수 없다면 이는 혼인 불성립을 해제 조건으로 하는 증여와 유사한 약혼 예물의 수수로 볼 수 없어 반환을 청구할 수 없습니다.
Q. 계좌이체로 받은 돈인데, 나중에 말을 바꿔 "빌려준 거다"라고 주장하면 돌려줘야 하나요? 차용증이 없어도 가능한가요?
A. 법원은 해당 금원이 증여인지, 대여인지를 가리기 위해 돈을 준 경위와 당시 관계, 금액 규모, 경제 사정, 반환 의사의 유무 등을 종합적으로 따집니다. 단순한 계좌이체 내역만으로는 이체한 돈이 대여금이라고 인정하기는 어렵고, 차용증이나 "갚겠다"는 문자나 이메일, 변제를 요구한 기록 등 자료가 필요합니다.
특히 연인 관계에서는 차용증 없이 돈을 주고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차용증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증여로 보지도 않습니다. 다만 실제로 빌려준 돈이라는 점을 주장하는 쪽이 그 사실을 입증해야 하며, 계속적 금전 거래가 있었다면 일부라도 변제한 내역이 있는지 등이 중요한 판단 요소가 됩니다.
결국 상대가 나중에 말을 바꿔 "빌려준 돈"이라고 주장하더라도, 그 주장만으로 반환 의무가 생기는 것은 아니며, 구체적인 증거가 뒷받침돼야 법적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Q. 연애 중 함께 산 가전·가구 같은 물건은 이별 후 어떻게 나누나요?
A. 연애 중 함께 구입해 사용하던 재산은 단순 동거 관계인지, 사실혼 관계인지에 따라 귀속이 달라집니다. 단순 동거 관계라면 원칙적으로 재산 명의자에게 소유권이 귀속되지만, 실제로 구매 비용을 부담한 사람이 따로 있고, 이를 입증한다면 구매 비용을 낸 사람에게 소유권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만 장기간 함께 생활하며 사실상 경제공동체를 이뤘다면, 명의나 결제 내역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전체적인 공동재산 형성 기여도를 고려한 정산을 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합니다.
연인 관계에서는 별도의 증빙 자료 없이 선물하거나 물건을 공동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 이별 뒤 법적 분쟁이 생기면 결국 입증의 싸움으로 귀결됩니다. 법적 다툼으로 번질 경우 정신적 고통이 클 수 있으므로, 가능하다면 서로의 마음이 덜 다치도록 합의로 정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 정소연 변호사
정소연 변호사는 제49회 사법시험(사법연수원 39기)에 합격하여 2010년 변호사로 개업한 이후 2012년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국선전담변호사, 2018년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 보호정책과장, 2022년 법무부 인권국 인권정책과장으로 근무하고 현재 중앙N남부 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이다. 현재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을 맡고 있으며 형사, 소년, 가사, 노무 등의 사건을 주로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