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울앤제주가 한울반도체ㆍ비트로와 손잡고 K컬처 사업을 ‘굿즈’가 아닌 ‘인프라’로 전환하는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 단순 팬 상품 판매가 아닌 반복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적 산업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2일 한울반도체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31일 인수 잔금 지급과 이사회 절차를 마무리하며 비트로를 완전 편입했다. 이에 비트로의 팬 디바이스 기술과 한울반도체의 제조ㆍ양산ㆍ시스템 통합 역량이 결합한 사업 구조가 실질적인 사업화 단계에 진입했다.
비트로의 핵심 경쟁력은 ‘맵핑(mapping)’ 기술이다. 이는 하나의 공간에서 다수의 관객에게 서로 다른 신호·연출을 동시에 구현하는 기술로, 대형 공연장ㆍ체험형 공간에서 팬 참여 경험을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 기술로 미국 특허 등록을 완료한 기업은 비트로가 유일하며 일본·유럽·아시아 주요국에서도 특허 등록 또는 출원이 완료된 상태다.
기술력은 이미 글로벌 무대에서 검증됐다. 비트로는 지난해 도쿄돔에서 열린 에이티즈 공연을 성공적으로 연출했고 최근 2년간 일본ㆍ홍콩 마마어워즈를 비롯해 조용필 광복 80주년 대기획 ‘이 순간을 영원히’, 임영웅, 아이유 콘서트 등 100회 이상의 대형 무대에 맵핑 기술을 적용했다. 공연 연출의 차원을 바꿨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제 변화의 핵심은 ‘일회성’에서 ‘플랫폼’으로의 진화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비트로의 실시간 제어 디지털 하드웨어는 한울반도체의 제조 및 시스템 통합 역량이 더해지며 단발성 MD를 넘어 확장 가능한 하드웨어 플랫폼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여기에 한울앤제주는 ‘제주’라는 공간 IP를 결합한다. 제주에서만 경험 가능한 한정 디바이스를 관광ㆍ체험형 공간과 연동해, 단순 구매 상품이 아닌 ‘접근 권한’의 성격으로 설계한다는 구상이다. 연간 약 1400만 명이 방문하는 대표 관광지의 특성을 활용해, 제주에서만 열리는 경험과 전용 디바이스를 통해 새로운 K컬처 소비 방식을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기존 한류 굿즈 산업과 결이 다르다. 지금까지 굿즈 시장은 아티스트 흥행에 따라 매출이 급변하는 단발성 구조였다. 한울그룹은 제조ㆍ디바이스ㆍ플랫폼ㆍ공간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어, 공연 유무와 관계없이 반복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특히 최근 한한령 완화 기조 속에서 제주 IP를 활용한 신규 사업 모델을 발판 삼아 중국을 비롯해 미국 등 글로벌 시장 진출도 검토 중이다.
한울앤제주 관계자는 “굿즈를 파는 구조가 아니라 팬덤과 관광 흐름 위에 ‘통행료’를 얹는 사업”이라며 “본질은 엔터테인먼트가 아니라 인프라 산업”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주에서 검증한 모델을 일본ㆍ동남아ㆍ중동 등으로 확장할 수 있는 복제 가능한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다”며 “한울그룹은 굿즈 기업이 아닌 K컬처 운영 인프라 보유 기업으로 재평가될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