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등 우려 성명에 실망…“러 거짓말 부추기는 짓”
프랑스·독일 등 유럽, 러시아 주장에 의구심 드러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관저 공격 시도를 둘러싼 진실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각국에 무반응을 촉구했다.
30일(현지시간) BBC, CNN 등에 따르면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하루 가까이 지났지만, 러시아는 여전히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의 관저를 공격했다는 주장에 대한 그럴듯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그는 “러시아는 관련 증거를 제시하지 않으리라고 본다”며 “애초 우크라이나는 그런 공격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증거가 없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시비하 장관은 실제 발생하지도 않은 공격에 우려를 표명한 인도, 파키스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국가는 올 9월 러시아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정부 청사를 타격했을 땐 입을 다물고 있었던 국가들”이라고 말했다.
시비하 장관은 전 세계 국가들에 러시아의 거짓 주장에 동조하거나 함께 우려를 표명하는 것은 러시아의 근거 없는 선전에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 주장하며 “이는 모스크바가 더 많은 잔혹 행위와 거짓말을 하도록 부추기게 된다. 반응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유럽 국가들 역시 러시아의 주장에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BBC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푸틴 대통령의 관저를 표적으로 삼았다는 증거가 제시되지 못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속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독일 정부 대변인 역시 “이번 러시아의 주장이 갈등 확대 구실로 악용될 수 있다는 우크라이나 정부의 우려에 대해 공감한다”라는 견해를 내놨다.
러시아 측은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 측이 푸틴 대통령의 관저를 공격한 것이 맞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우크라이나는 분쟁을 평화롭게 해결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노력을 방해하고자 이번 테러를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다만 기자들의 질문에도 구체적인 공격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그는 “이 정도의 대규모 드론 공격이 발생했고 우리 방공 체계 덕분에 이를 모두 무력화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굳이 증거는 필요하지 않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가 장거리 드론을 이용해 노브고로드 지역에 있는 푸틴 대통령 관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그런 공격을 지시하거나 시도한 바 없다며 러시아의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엑스를 통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평화 협상에서 이룬 진전을 훼손하기 위해 거짓 주장을 하고 있다”며 비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