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 확산⋯'중소기업 회귀' 고민 줄어

우리 경제의 허리를 담당하는 중견기업 수가 지난해 6000개를 돌파하고, 매출 1000조 원 시대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래 생존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전년 대비 35% 이상 폭증하며 기술혁신을 통한 체질 개선이 두드려졌다.
3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4년 중견기업 기본통계'에 따르면 국내 중견기업 수는 총 6474개사로 전년(5868개) 대비 10.3% 증가했다.
중소기업 졸업 등으로 1275개 기업이 새롭게 중견기업 대열에 합류하며 외연이 확장된 결과다.
양적 팽창은 고용과 매출의 동반 상승으로 이어졌다. 총 종사자 수는 175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5만3000명(3.1%) 늘었다. 특히 비제조업 분야(도소매, 정보통신 등)가 고용 증가를 견인했다.
전체 매출액은 전년대비 46조2000억 원(4.7%) 늘어난 1030조5000억 원을 기록해 상승세를 지속했다. 전기장비(+9.9%)와 운수(+17.6%) 업종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영업이익은 50조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5.9% 증가하며 내실도 챙겼다.
가장 주목할 지표는 투자다. 지난해 중견기업의 총 투자액은 36조4000억 원으로 17.1% 증가했는데, 이 중 R&D 투자액이 13조 원에 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무려 35.2% 폭증한 수치다. 설비투자 역시 23조4000억 원으로 견조한 흐름을 유지했다. 신사업 추진 분야에서는 친환경(25.7%), 첨단 바이오(23.9%), 신재생 에너지(13.9%)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는 탄소중립과 헬스케어 시장 선점 의지를 보여준다.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중견기업들의 태도도 성숙해졌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도입한 기업 비중은 39.3%로 전년보다 5.2%포인트(p) 상승했다. 주로 기업 이미지 개선과 지속 가능성 확보를 목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과거 중견기업 진입 시 지원 축소를 우려해 다시 중소기업으로 돌아가고 싶어 하던 '피터팬 증후군'도 완화되는 추세다.
중소기업 회귀 의향이 있는 기업은 3.5%에 그쳐 전년(6.1%) 대비 절반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성장 가속도를 붙이기 위한 과제도 적지 않다. 중견기업들은 가장 필요한 정책 지원 분야로 금융(41.8%)과 조세(22.6%)를 꼽았다. 신규 채용 규모가 전년 대비 54.0% 감소한 15만4000명에 그친 점도 고용 시장의 불안 요소를 시사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중견기업계가 고용, 매출, 투자 등 모든 지표에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큰 폭의 R&D 투자는 중견기업의 기술혁신 노력을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