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중심 조직 조정, 실행 단계로
혁신·리스크·소비자보호 축 병행 정비

신한금융그룹이 연말 임원 인사에서 대규모 교체 대신 연속성과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신한은행을 중심으로 일부 세대교체와 조직 개편이 이뤄졌지만 그룹 전반의 인사 기조는 기존 체제를 유지하며 실행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진옥동 회장 취임 이후 설정한 전략 방향을 흔들기보다는 이미 추진 중인 과제를 끝까지 완수하겠다는 의지가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신한금융그룹에 따르면 이번 인사는 그룹 전략·운영·소비자보호 등 핵심 부문에서 연임을 결정하며 큰 틀을 유지했다. 그룹전략부문장과 그룹운영부문장, 그룹소비자보호부문장은 유임됐고 재무 부문에는 신규 인사를 배치해 기능 보강에 나섰다. 금융 환경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지주 차원의 컨트롤타워는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반면 신한은행에서는 일부 영역을 중심으로 인사와 조직 조정이 이뤄졌다. 신한은행은 경영지원, 영업추진, 고객솔루션, 자산관리솔루션, 자본시장, 리스크관리, 브랜드홍보 등 7개 그룹에 신규 경영진을 선임했다. 이와 함께 전사 혁신을 총괄하는 ‘미래혁신그룹’을 신설하고, 금융 본업을 통한 사회적 책임 이행을 전담하는 ‘생산·포용금융부’를 새로 만들었다. 다만 외부 수혈보다는 내부 승진 위주 인사를 통해 조직의 연속성을 유지했다는 점에서 ‘전면 교체’와는 거리가 있다. 실무 경험이 풍부한 차세대 인력을 전진 배치해 실행력을 높이되 조직 안정성은 해치지 않겠다는 인사 기조가 읽힌다.
조직 개편 역시 신한은행 중심으로 이뤄졌다. 기관솔루션그룹과 디지털이노베이션그룹을 통합해 ‘기관·제휴영업그룹’을 신설한 것이 대표적이다. 나라사랑카드, 서비스형 금융(BaaS), 땡겨요·헤이영 등 플랫폼·제휴 사업을 한 축으로 묶어 관리함으로써 지점 중심 영업에서 벗어나 기관·플랫폼 기반 고객 유입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영업 조직을 늘리기보다 고객 접점을 재편하는 방식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전사 혁신을 총괄하는 ‘미래혁신그룹’은 시니어 자산관리, 외국인 고객 확대, AX·DX 가속화, 디지털자산 대응 등 중장기 과제를 전담한다. 단기 실적을 위한 실험 조직이 아니라, 은행의 사업 구조와 업무 방식을 점검·조정하는 역할을 맡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기존 혁신 조직과는 결이 다르다. 혁신을 별도의 과제가 아닌 관리·실행의 영역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여신과 소비자보호 부문에서는 연임을 통해 안정성을 택했다. 여신그룹과 소비자보호그룹 수장이 유임됐고 리스크관리그룹에는 전문성을 강조한 인사가 배치됐다. 금융사고와 불완전판매 논란 등으로 은행권 전반의 내부통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리스크 관리와 소비자 보호만큼은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공격적 영업보다 사전 예방과 관리에 무게를 두겠다는 판단이다.
신한캐피탈 역시 큰 폭의 변화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경영기획과 주요 본부장 인사를 대부분 유지하면서 기업금융·투자금융 부문에 신규 책임자를 배치해 성장과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는 구조를 택했다. 계열사 전반에서도 ‘혁신 전략’의 연속성을 전제로 실행에 초점을 둔 인사 기조가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고객중심 영업체계와 전사적 혁신 관리, 사회적 책임 이행을 유기적으로 연계하는 조직 체계를 구축하는 데 이번 조직개편의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