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울산 사업재편 이번 주 윤곽…석유화학 구조개편 탄력

여천NCC, LG화학-GS칼텍스 감축 논의 속도
울산은 ‘샤힌 프로젝트’가 변수로
산단별 재편안 종합해 정부 최종 감축 규모 확정할 듯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NCC 전경. (사진제공=롯데케미칼)

정부가 제시한 석유화학 업계의 사업 재편안 제출 시한이 2주 앞으로 다가왔다. 대산 산단에서는 지난달 롯데케미칼과 HD현대케미칼이 1호 재편안을 제출하며 첫 단추를 뀄고, 이르면 이번 주 중 여수와 울산 산단에서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여천NCC는 공동 대주주인 한화솔루션·DL케미칼과 에틸렌 원료 공급 계약을 최근 마무리하고, 8월부터 가동을 멈춘 연산 47만t(톤) 규모의 3공장 폐쇄를 포함한 나프타분해설비(NCC) 감축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DL케미칼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3공장이 아닌 90만t 규모의 1공장 또는 2공장 중 한 곳을 셧다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화솔루션 측은 “산단 차원에서 협의돼야 하는 이슈”라면서도 “정부 정책 방향에 맞춰 최대한 빠른 사업 재편을 통해 여천NCC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수 산단에서는 여천NCC 외에도 LG화학과 GS칼텍스가 19일 제출을 목표로 사업 재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양사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고 NCC 설비를 통폐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연간 생산량이 가장 크고 설비가 노후화된 LG화학 1공장(120만t) 중단 가능성이 크지만, LG화학이 수년 전부터 2공장(80만t) 매각을 시도했던 점을 고려하면 감축 대상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

여수 산단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총 641만t으로, 국내 전체 생산량(1284만t)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해 사업 재편의 핵심 지역으로 꼽힌다. 정부가 롯데케미칼과 여천NCC의 통합을 고려하는 배경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이미 대산 산단에서 선제적으로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HD현대케미칼과 1호 재편안을 정부에 제출했다. 롯데케미칼 대산 공장을 물적 분할한 뒤 HD현대케미칼과 합병하는 방식이다. 구체적인 감축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최대 110만t 감축이 가능하다.

정부와 업계가 설정한 NCC 감축 목표치는 270만~370만t이다. 현재까지 가시화된 감축 물량을 단순 계산하면 157만t 수준으로, 만약 LG화학이 여수 산단 1공장을 폐쇄할 경우 목표치 상단 기준 93만t의 추가 감축이 필요하다.

울산 산단에서는 에쓰오일, SK지오센트릭, 대한유화 등 3사가 외부 컨설팅 결과를 토대로 사업 재편안 초안을 짜고 있다. 울산 산단의 에틸렌 생산량은 총 174만t으로, 전국에서 가장 규모가 작고 외부 조달 비중이 높다. 이 때문에 여수와 대산에서 감축이 일정 수준 이상 이뤄질 경우 울산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내년 완공 예정인 에쓰오일의 ‘샤힌 프로젝트’가 변수다. 샤힌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면 에틸렌 생산능력이 180만t 늘어나게 된다. 정부와 업계는 감축 목표를 설정할 당시 샤힌 프로젝트 물량까지 고려했지만, 실제 사업 재편안에 어느 수준까지 반영할지를 두고는 시각 차가 여전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무임승차는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고 있어 샤힌 프로젝트 역시 일정 부분 조정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며 “3대 산단에서 제출하는 재편안을 종합해 정부가 최종 감축 규모를 확정할 텐데, 생산량뿐 아니라 고용과 지역 경제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조율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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