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스터리 작가 황정은이 장편 신작 '개구리 정원의 살인'을 출간했다. 전작 '살인 오마카세'에서 선보였던 정교한 플롯 구성과 인간 심리에 대한 탐구를 확장한 이번 작품은 사건의 결말을 감추는 대신, 범죄의 윤곽을 먼저 제시하는 '도치서술(倒置敍述) 미스터리'와 '심리 스릴러'를 결합한 점이 특징이다.
소설은 교외의 고급 아파트 단지 '개구리 정원'을 배경으로 한 살인 사건을 다룬다. 연못을 중심으로 한 여자의 추락사, 한 남자의 익사 그리고 목격자의 의문의 중독사가 연이어 발생한다. 독자는 비교적 이른 시점에 사건의 결과와 가해자에 가까운 정보를 접하게 되며, 이후 서사는 '누가 범인인가'보다 범죄가 '어떻게, 왜 드러나는가'에 초점을 맞춰 전개된다.
"당신이 모르는 당신의 습관이 당신을 죽일 수 있다"는 문장으로 요약되는 이 소설은, 우발로 보이는 비극 이면에 축적된 선택과 공모를 조명한다. 범행 이후의 심리 변화, 인물들의 미묘한 태도 차이, 반복되는 일상 속 균열을 따라가며 긴장감을 쌓아 올린다. 형사들의 수사 과정 역시 단서의 발견보다 인물 관찰과 대화, 어긋나는 진술에 무게를 둔다.
황정은은 이번 작품에서 아가사 크리스티식 본격 추리의 구조를 바탕으로, 정원이라는 공간이 만들어내는 상징성과 인물들의 욕망·갈등을 결합했다. 범죄의 트릭보다 인간의 선택과 심리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한편 황정은은 현재 캠핑지를 배경으로 한 연쇄 살인 사건을 다룬 장편 추리소설 '배가본드 밀실 살인'을 준비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