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승연애4'의 한 여성 출연자가 전 연인에게 마치 하인을 부리듯 불필요한 심부름을 시키는 장면이 공개돼 시청자들의 공분을 샀다.
3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4' 13, 14화에서는 지연이 전 남자친구인 우진에게 라면을 끓여오라고 한다. 우진이 라면을 끓여 가져가지만 지연은 "그만 먹겠다"며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지연은 이내 치즈를 넣은 불닭 라면을 다시 끓여달라고 했고, 의아해하던 우진은 "나중에 끓여주겠다"고 했지만, 지연은 "지금 먹고 싶다"고 고집을 부렸다. 결국 지연의 무리한 부탁까지 들어준 우진이었지만, 지연은 "나 꼬들한 면 좋아하는 거 알면서 진짜 이럴거냐"며 오히려 화를 내 보는 이들을 분노하게 만들었다.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애 갑질의 교과서", "보는 내내 참기 힘들었다" 같은 반응이 쏟아졌다. 다수의 시청자들은 댓글을 통해 현실에서도 저런 관계는 흔하다며 방송이 오히려 '갑을 연애'의 민낯을 보여준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반응은 최근 젊은 세대의 연애 인식과도 맞닿아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2030 미혼남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54%)이 연애 중 갑을관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남성 69%, 여성 59.3%는 스스로를 '을'에 가깝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0.3%는 "연인 사이에도 갑과 을이 존재한다"고 답했다. 이러한 관계가 생기는 이유로는 '애정도 차이'(49%)가 가장 많이 꼽혔고, '자존감 문제'(24%), '성격 차이'(17%), '경제력 차이'(7.3%) 등이 뒤를 이었다.
'갑의 연애가 가스라이팅에 해당하느냐'는 질문에는 남성 60.7%, 여성 54.7%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절반 이상이 불평등한 연애를 일종의 심리적 조종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미혼남녀가 정의한 '을의 연애'에서 가장 많은 응답이 나온 항목은 '존중받지 못하는 연애'(28%)였으며, '항상 맞춰주는 연애'(25.7%), '언제든 나만 놓으면 끝날 연애'(23%)가 그 뒤를 이었다. 성별별로 보면 남성은 '항상 맞춰주는 관계'(31.3%), 여성은 '언제든 일방적으로 끝날 수 있는 관계'(29.3%)를 상대적으로 많이 선택했다.
2030 세대 사이에서 '갑을 연애'에 대한 문제의식이 커지는 만큼 '환승연애4' 속 출연자들의 모습이 연애 관계에서의 존중과 균형을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