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동그룹 오너 4세인 김신형 씨에 이어 김준식 회장까지 계열사 대동기어 지분을 ‘지렛대’ 삼아 그룹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최근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 등으로 주가가 급등한 대동기어 지분을 처분하거나 현물로 출자하는 방식으로, 상대적으로 주가가 낮은 모기업 대동의 지분을 늘리는 전략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동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최대주주인 김준식 회장을 대상으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현금 대신 김 회장이 보유한 대동기어 주식 117만6060주(지분율 13.08%)를 현물출자 받고, 그 대가로 대동의 신주 213만2827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이번 현물출자 규모는 약 202억 원에 달한다. 신주 발행가액은 9471원으로 책정된 반면, 현물출자 대상인 대동기어 주식은 주당 1만7176원으로 평가받았다. 대동기어 주가가 우크라이나 재건 수혜 기대감 등으로 강세를 보이는 사이, 대동 주가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지분 교환비율이 김 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유상증자가 마무리되면 김 회장의 대동 지분율은 종전 21.99%(580만4621주)에서 27.83%(793만7448주)로 5.84%포인트 상승하게 된다. 반면 대동기어에 대한 김 회장의 직접 지분은 사라지고, 대신 대동이 대동기어 지분을 추가로 확보해 자회사 지배력을 높이는 구조가 된다.
앞서 김 회장의 장남이자 오너 4세인 김신형 씨도 유사한 방식으로 대동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 김 씨는 3월 세 차례에 걸쳐 보유 중이던 대동기어 주식 46만 주(5.12%)를 장내 매도해 약 116억 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어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3월 중 대동 주식 36만7000주(1.43%)를 장내 매수했다.
김 씨의 지분 매입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같은 달 대동 주식 29만6010주를 추가 매수하며 지분율을 높였고, 7월과 8월에도 총 13만 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김 씨는 남아있던 대동기어 주식 전량(10만 주)을 7월과 8월에 걸쳐 모두 처분하며 재원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연초 1% 미만이던 김 씨의 대동 지분율은 3분기 말 현재 3.90%(103만 주)까지 확대됐다. 김 회장(21.99%)에 이은 2대 주주 지위로, 친인척인 김형철 대동모빌리티 고문(1.45%)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결과적으로 대동그룹 오너 부자는 대동기어의 주가 상승기를 틈타 그룹의 정점에 있는 대동의 지분을 효율적으로 확보했다. 김 회장은 경영권 방어를 더욱 공고히 하고, 김 씨는 승계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