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 위치·움직임까지 실시간 감지…AI가 만드는 ‘안전한 공사장’

(출처=챗GPT)

건설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사고 예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영상과 센서 데이터를 분석해 위험 요소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현장에서 즉각 대응하려는 목적이다.

17일 한국산학기술학회논문지에 실린 ‘스마트 건설기술의 활성화를 위한 건설 분야의 연구동향’에 따르면, 전 세계 건설 분야 스마트 건설 및 AI 시장은 2018년부터 연평균 약 17%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6년에는 2조8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 분야는 다른 산업보다 기술 도입이 늦은 편이지만 인력 부족과 생산성 저하 문제가 커지면서 기술 전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국내 대형 건설사들은 AI 기반 시스템을 현장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대부분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기술 도입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한국주택협회 회원사 63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스마트 안전관리 기술을 도입한 기업의 47.8%가 ‘안전사고 예방 및 감소 효과가 있다’고 답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11일 ‘AI 네이티브’ 건설사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삼성물산은 세계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공동 개발한 ‘AI 에이전트’를 내년부터 모든 건설 프로젝트에 적용할 계획이다. 입찰과 계약 단계부터 시공 과정까지 데이터를 자동 분석해 리스크를 조기에 식별하고 공정·원가·안전관리 전반을 예측하는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GS건설은 지난해 9월 외국인 근로자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AI 번역 프로그램 ‘Xi Voice(자이 보이스)’를 개발했다. 현장에서 담당자가 한국어로 말하면 음성이 120여 개 언어로 즉시 번역된다. 기존 번역 프로그램에서 어려웠던 건설 전문 용어도 정확하게 변환돼 안전교육 과정에서 발생하던 의사소통 문제가 크게 줄었다.

DL이앤씨는 9월 마곡 사옥에 스마트 안전관제상황실을 구축했다. 55인치 모니터 32대를 설치해 현장별 근로자 출역 현황, TBM(작업 전 안전회의) 진행 여부, 고위험 작업 상황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모든 근로자에게 ‘안전삐삐’ 착용을 의무화해 위치와 움직임을 실시간 추적하고 승인되지 않은 인원의 위험구역 접근을 즉시 감지한다. DL이앤씨는 관제실 구축과 운영에 총 105억 원을 투입했으며, 내년에도 AI 도입에 100억 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현대건설은 2021년 자체 개발한 ‘재해 예측 AI’를 운영 중이다. 회사가 10년 동안 축적한 3900만 건 이상의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 당일 재해 위험도를 분석해 선제적인 안전조치를 가능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업계는 스마트 공사관리 기술 확산이 품질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국토교통부도 스마트 안전과 품질 관리 강화에 적극적”이라며 “아직 초기 단계라 미숙한 부분도 있지만 제도 보완이 이어지면 현장에서 안전과 품질 향상 효과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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