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5년 만에 호남 출신 기재부 예산실장 탄생할까

예산총괄심의관 거쳐 예산실장 승진할 듯

▲기획재정부. 조현호 기자 hyunho@
'1급 중의 1급'으로 꼽히며 700조 원이 넘는 예산안을 주무르는 기획재정부 예산실장에 5년 만에 호남 출신이 임명될 것으로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9일 정부부처 등에 따르면 예산총괄심의관에 김명중 재정성과심의관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김 국장은 광주광역시 출신으로, 통상 예산총괄심의관이 예산실장으로 승진하는 관례에 비춰보면 내년 1월 2일 출범 예정인 기획예산처에서 예산실장으로 직행할 가능성이 크다. 김 국장이 예산실장에 오르게 되면 2020년 임명돼 2021년 차관으로 승진한 안도걸 전 실장(현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후 5년 만의 호남 출신 예산실장이 된다.

김명중 국장은 기재부에서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원회에 파견된 4명 중 한 명으로, 현 정권 출범 이후 ‘중용될 인사’로 꼽혀왔다.

예산실장은 기재부 내에서도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히는 자리다. 해마다 700조 원이 넘는 국가 예산의 편성과 배분을 총괄하며, 각 부처의 예산 요구를 조정하고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정부안을 방어한다. 단순한 예산 집행자가 아니라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재정 운용의 방향성을 설계하는 자리인 만큼 ‘그림자 부총리’라는 별칭도 따른다. 누가 이 자리에 오르느냐는 정권의 철학과 정치적 상징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역대 예산실장의 지역적 분포를 보면 정권 성향에 따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보수정부 시절에는 대구·경북(TK)와 부산·경남(PK) 출신 관료들이 독식하다시피 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다수의 예산실장이 영남 출신이었고 호남 출신은 극히 드문 편이었다. 반면 현 정부 들어서는 차관, 예산실장, 예산총괄심의관 등 핵심 자리에 호남 출신이 동시에 포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기재부는 예산실 국장 5명 중 예산총괄심의관을 제외한 4명을 전면 교체했다. 8일 단행된 국장급 인사에서 정향우 사회예산심의관, 박창환 경제예산심의관(직무대리), 남경철 복지안전예산심의관(직무대리), 이제훈 행정국방예산심의관이 새로 임명됐다. 이 가운데 정향우 국장은 충북 단양, 박창환 국장은 전남 광양, 남경철 국장은 부산, 이재훈 국장은 서울 출신이다. 김 국장이 예산실장으로 승진하면 수석 자리인 경제예산심의관을 맡고 있는 박창환 국장이 호남 출신으로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정권 교체 이후 이미 예견된 인사 흐름”이라며 “호남 출신 관료들이 기재부 핵심 라인을 주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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