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유럽연합(EU), 일본, 한국 등 주요 교역국과 관세 협상을 타결하며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지만, 그에 따른 글로벌 경기 불안은 우려는 오히려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관세 불확실성 완화 기대에도 불구하고, 국제 금융시장 전반은 약세 흐름을 보이며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이다.
4일 국제금융센터 정기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2.7%로, 4월(2.3%)과 5월(2.4%)보다 큰 폭으로 올랐다. 수입품 비중이 높은 가전, 의류, 가구 등에서 가격 상승이 두드러졌고, 이는 관세 전가로 해석된다.
고용 시장도 흔들리고 있다. 7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신규 취업자 수는 7만3000명으로 예상치(10만6000명)를 크게 밑돌았고, 실업률은 4.1%에서 4.2%로 상승했다. 앞선 두 달간의 고용 수치도 하향 조정되면서 고용 위축 우려가 커졌다.
제조업 역시 부진하다. 같은 달 ISM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개월 연속 기준선인 50을 밑돌았다. 소비재와 소재 부문 기업들의 이익은 전년보다 최대 5% 줄어들며 관세의 부정적 영향이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미국 경제의 둔화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회사채 시장의 스프레드가 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라며, 향후 불확실성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관세로 인해 기업들이 공급망을 재조정하거나 비용을 전가하면서 소비자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로 인해 연준의 통화정책 대응에 혼선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시장에서는 관세 여파가 이미 반영되고 있다. 최근 S&P500 지수는 고용 둔화 우려로 2.4% 하락했고, 달러지수는 1.5% 상승하며 위험자산 회피 움직임이 강화됐다.
시장 일각에서는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낮췄고, 파생시장에서의 물가상승률 전망도 3.3%에 달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냈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트럼프 관세가 경제 성장 및 고용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아직 단언하기는 어렵다"며, "물가상승을 동반한 저조한 고용 및 투자가 이어진다면, 경기 하강의 장기화가 현실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일부 인사들은 고용 지표 부진에 대한 선제 대응 필요성을 제기했으며, 애드리엔 쿠글러 연준 이사는 사임을 결정했다.
국제 원유 시장에서는 OPEC+가 9월부터 하루 55만 배럴 규모의 증산을 합의하며 유가 하방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에너지 가격 안정이 기대되지만, 공급 확대에 따른 시장 반응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다.
미국 증시는 이러한 정책 변수와 함께 7월 고용 둔화 및 차익 매물 출회 영향으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S&P500지수는 한 주간 2.4% 하락했으며, 유럽의 유로 Stoxx600지수도 미국과의 무역합의에 대한 부정적 평가 등으로 2.6% 떨어졌다.
달러화는 2분기 GDP가 예상보다 양호한 것으로 발표되며 강세 흐름을 보였다. 달러화지수는 한 주간 1.5% 상승했고, 유로화는 1.3% 하락, 엔화는 0.2%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고용 부진에 따른 9월 금리 인하 기대가 반영되며 17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했다.
한국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지난주 원·달러 환율은 1.68% 상승해 환율 불안 심리를 자극했고, 국가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한국의 CDS 프리미엄도 함께 상승했다. 관세 협상 진전에도 시장의 우려는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