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고객 신뢰 회복 최우선”…매장 예약 시스템 도입
대리점 “이탈 피해 보상책 빠져…실질 대책 촉구”
보상·간담회 등 본사-현장 간 온도 차 여전

사이버 해킹 사고 여파로 신규 영업을 중단한 16일 SK텔레콤 46일 만에 영업을 일부 재개했다. 영업 재개 첫날 대리점 현장에서는 신규 고객 모시기에 열중하기보다는 차분한 모습이었다.
SKT는 이날부터 이심(eSIM)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신규 영업 및 번호 이동을 재개했다. 유심 부족 사태가 해소될 때까지 신규 가입자 모집과 번호 이동을 중단하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행정 지도가 내려진 지 46일 만이다.
이심은 이동 통신 가입자의 신원과 통신 정보를 저장하는 칩인 물리적인 심(SIM) 카드 없이 스마트폰에 내장된 디지털 SIM이다. 이심을 사용할 수 있는 단말은 갤럭시S 23시리즈, 아이폰 XS 시리즈부터로, 최신 단말은 모두 이심을 사용할 수 있다.
본지 취재 결과, 이날 SKT 대리점 현장에서 신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적극적인 영업은 이뤄지지 않았다. 기자가 방문한 서울 구로구의 한 SKT 직영 대리점 매장은 방문하는 고객 없이 한산하기만 했다. 공식 매장임을 알리는 현수막은 있었지만, 영업을 재개한다는 사실을 알리는 현수막이나 홍보 문구는 없었다. 기기 변경, 번호 이동, 인터넷 가입, 갤럭시 S25 출시 등을 알리는 안내 문구는 붙어 있었다.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T 이심 영업 재개 결정은 15일 오후 8시경이 되어서 대리점에 전달됐다. 지원 보조금 등 구체적인 정책 단가도 없이 이심 영업을 재개한다는 공지였다. 대리점에서 영업 재개를 알리는 적극적인 영업 및 홍보를 하지 말라는 방침도 함께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아직 유심 교체가 완전히 마무리된 게 아니니,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말라는 방침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그런 사실은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날 기준 누적 유심 교체 고객은 807만 명, 잔여 예약자 수는 182만 명이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평균 약 20만 명의 고객이 유심을 교체한 만큼, 이주 안에 예약자에 대한 유심 교체가 모두 이뤄질 전망이다. 유심 재고 역시 이미 잔여 예약 물량보다 100만 장 이상으로 확보한 상태다. SKT는 20일엔 잔여 예약자가 모두 유심 교체 안내를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밝혔다.

SKT는 뉴스룸을 통해 "SKT의 전 유통망은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해 '유심 교체'가 무엇보다 최우선이라는 자세로 전력을 다하겠다"며 "유심 미교체 고객들에게도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20일부터 유심 교체를 원하는 고객들이 직접 매장 방문일을 지정할 수 있는 예약 방식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1차 예약 완료가 이뤄지는 20일 전후로 SKT가 유심을 포함한 완전한 신규 영업 재개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적극적인 신규 영업도 이쯤 이뤄질 전망이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4~5월 두 달간 SKT에서 타사로 번호 이동한 고객은 총 67만7491명에 달한다. SKT로서는 적극적인 고객 모시기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업 중단으로 그간 어려움을 겪어왔던 SKT 영세 대리점은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SKT 대리점주협의회는 지난달 성명문을 내고 신규 가입자 모집 중단을 철회할 것을 지속해서 요구해왔다. 박대학 SKT대리점주협의회 부회장은 "본사에서는 보상책을 논의 중이라고 하는데, 대리점 사장님들이 요구하는 가입자 이탈 건에 대한 보상 등은 이야기가 나온 게 없다"면서 "현장 대리점과 만나는 간담회 개최 등 더 적극적인 보상책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