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경쟁률 0.57대 1…대구·부산, 너무 깊은 '미분양의 늪'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대구와 경북, 부산의 청약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달은 기본이 됐고 1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달성하는 것도 쉽지 않을 정도다. 기존에 쌓인 미분양 물량이 많다 보니 새로 나오는 아파트에 대한 관심도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대구와 경북, 부산에 들어서는 7개 단지가 1·2순위 청약을 진행했는데 평균 경쟁률은 0.57대 1을 기록했다. 2033가구 모집에 1161명만 접수했다.

모든 단지에서 미달이 발생했고 1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나타낸 곳은 2개 단지에 불과하다. 경쟁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대구 수성구 '더파크 수성못'이다. 101가구 분양에 225명이 청약해 평균 2.2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총 6개 주택형 중 3개는 미달됐다. 전체 청약자의 90%에 가까운 200명이 전용면적 84㎡ A·B에 몰렸다.

경북 안동시 '트리븐 안동'은 396가구 모집에 524명이 접수해 평균 1.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1가구가 나온 전용 126㎡ P형은 1순위 마감했고 나머지 주택형은 미달이 발생했다.

경북 의성군 '의성 골든렉시움'은 90가구가 나왔으나 1명만 접수해 경쟁률이 0.01대 1에 머물렀다. 대구 동구 '벤처벨리 푸르지오'는 0.03대 1로 소수점 두 자릿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중흥S-클래스 에듀리버'와 해운대구 '해운대경동리인뷰', 부산진구 '디 에이션 파크 부산'의 청약 경쟁률은 0.2~0.5대 1 수준이다.

미분양 적체가 청약 시장 부진의 배경으로 해석된다. 국토교통부 자료를 보면 전국 미분양의 76%인 5만2392가구(3월 말 기준)가 지방에 있는데 그중 대구가 9177가구로 가장 많다. 다음이 경북(5920가구)이다. 부산(4489가구)은 충남(5084가구)과 경남(4811가구)에 이어 다섯 번째다. 충남과 경남은 이달 분양이 없었다.

대구(3252가구)와 경북(2715가구), 부산(2438가구)은 준공 후 미분양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편이고 물량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구의 준공 후 미분양은 2023년 말 1000가구 정도였는데 지난해 말 2674가구로 증가했고 올해 들어서는 3000가구대를 유지하고 있다. 경북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줄곧 1000가구를 밑돌다가 하반기 1000가구를 넘었고 12월부터 2000가구 이상을 기록 중이다. 부산은 지난해 1월 1000가구, 올해 1월 2000가구를 각각 돌파했다. 다 지어놓고 주인을 찾지 못해 비어 있는 집이 빠르게 증가한 것이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서울이나 주요 수도권 지역은 분양이 잘 되는 편이지만 지방은 누적된 미분양 물량 해소가 더딘 상황"이라며 "최근 이어지고 있는 선별 청약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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