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가족은 언제 챙기나”⋯가정의달 NO휴무, 거리로 나온 백화점 직원들[현장]

백화점 노조, 롯데백화점 본점서 기자회견

“롯데본점ㆍ갤러리아 압구정 등 휴일에도 비밀리 VIP 행사”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하 백화점 노조)이 9일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지영 기자 kjy42)

백화점에서 근무하는 현장 직원들이 정기휴점일을 보장하라며 거리로 나섰다. 일부 백화점들이 가정의 달인 5월 대목을 맞아 일방적으로 정기휴점을 취소하거나 휴점을 하더라도 비밀리에 VIP 행사를 치르는 등 영업에 나섰기 때문이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동조합(이하 백화점 노조)은 9일 서울시 중구 남대문로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화점 노동자의 ‘함께 쉬는 날’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백화점 노조는 "휴일에도 백화점 노동자는 쉽게 쉴 수 없다"며 "몸은 집에 있어도 매장이 열려있어 끊임없이 걸려 오는 업무 전화에 시달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이 온전히 쉴 수 있는 날은 한 달에 단 하루뿐인 정기휴점일"이라며 "그러나 백화점들은 관행적으로 5월만 되면 정기휴점일을 없애 왔다"고 강조했다.

노조가 일하는시민연구소·유니온센터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휴일과 휴무에 회사로부터 연락은 받은 적이 있는 백화점 노동자는 67.1%에 달한다. 횟수는 한 달 3.9회로, 일주일 1번가량 연락을 받는 셈이다. 이 때문에 모든 임직원이 쉬는 정기휴점일은 백화점 종사자가 온전히 쉴 수 있는 유일한 날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일부 백화점이 5월 정기휴점을 없애거나, VIP 행사를 진행하면서 휴식권을 침해했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5월 △갤러리아 천안 △AK분당 △AK수원 △AK평택이 정기휴점을 취소했고 △롯데본점 △롯데월드타워 △갤러리아압구정 △롯데수원 △롯데동탄 △롯데인천은 정기휴점일에 VIP 행사를 연다.

하인주 백화점 노조 수석부위원장(로레알코리아지부장)은 "백화점은 휴식권을 빼앗아 가면서도 당사자인 노동자들과는 어떤 대화도 하지 않았다"며 "가정의 달 5월이라고 하면서 백화점에서 일하는 전국 수천 명 노동자들의 가정은 묵살해도 되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주4일 근무를 논하는 시대적 요구를 역행하는 백화점들의 행태 속에서 판매 서비스 노동자들은 언제 쉬어야 하나"라며 "국제노동기구(ILO) 국제법에도 노동자들의 공동 휴식권을 보장하라고 했다. 우리도 마음 편하게 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소연 백화점 노조 위원장은 "전국 약 80개 백화점 중 일부가 욕심을 채우기 위해 상습적으로 노동자들의 소중한 휴식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는 한 달에 고작 하루 문 닫기로 약속한 날까지 상위 고객만 불러 이윤을 챙기고 싶은 백화점들의 욕심이며, 노동자의 공동 휴식권을 박탈하는 것에 어떤 문제 의식도 없는 야만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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