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기청 ‘월드클래스300’ 첫 박탈 사례 나오나… 농우바이오 ‘속앓이’

입력 2014-10-13 08:12수정 2014-10-13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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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계열사 편입에 자격 여부 '흔들'… '농협법'-'중견기업법' 상 치열한 법리 싸움

[e포커스] 국내 1위 종자기업 농우바이오가 중소기업청의 ‘월드클래스300’ 지원 대상에서 박탈될 위기에 처했다. 최근 농협 계열사로 편입된 농우바이오가 대기업 집단으로 분류되자, 중기청이 중소‧중견기업 대상인 월드클래스300 지원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만일 농우바이오가 월드클래스300 사업에서 빠지게 되면, 사업 추진 이래 첫 박탈 사례가 된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기청은 최근 농우바이오의 월드클래스300 지원 박탈 여부를 골자로 한 2차 법률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월드클래스300 지원을 박탈하고자 하는 사업 실무기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지원 자격을 박탈당하지 않으려는 농우바이오 측의 법리 싸움이 치열하다. 중기청은 이르면 이달 말까지 2차 법률 해석을 끝내고 농우바이오의 월드클래스300 지원 자격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월드클래스300은 오는 2017년까지 글로벌 강소기업 300개를 육성하기 위해 2011년부터 시작된 중기청의 중소ㆍ중견기업 지원사업이다. 매출액 400억~1조원인 중소ㆍ중견기업들이 대상이며, 올해까지 총 150개 기업들이 선정된 바 있다. 이 사업에 선정되면 연구개발(R&D) 비용의 절반 이내에서 연 최대 15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농우바이오는 농업 분야 기업 중 최초로 지난해 월드클래스300 기업으로 선정됐다. 2년 연속 월드클래스300 기업 선정에서 떨어진 후 얻어낸 성과다. 농우바이오는 올해부터 지원 1년 차에 돌입, 본격적인 R&D 사업들을 계획 중이었다.

하지만 최근 문제가 생겼다. 지난달 농우바이오가 농협 계열사로 편입되면서, 갑자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분류돼 버린 것이다. 월드클래스300 지원 대상인 중소ㆍ중견기업과는 거리가 멀어진 셈이다. 이에 실무기관인 KIAT 측은 농우바이오의 월드클래스300 자격을 박탈하기 위해 중기청 측에 법률 검토를 요청했다. 농우바이오가 이대로 월드클래스300 기업 자격을 잃게 되면, 사업 추진 이래 처음으로 박탈 사례가 나오게 된다.

농우바이오 측은 이 같은 정부 기관의 움직임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농우바이오 고위 관계자는 “농협에게 피인수됐더라도 바로 자금 투입이 이뤄지는 것도 아닌데, 이 같이 급작스럽게 정부 R&D 지원이 끊기게 되면 회사로서도 타격이 크다”며 “월드클래스300에 맞춰 일부 사업을 준비해왔고, 필요한 자원도 뽑아놓은 상태인데 갑자기 이런 상황이 연출돼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에 농우바이오는 법무법인을 통해 월드클래스300 지원에 대한 타당성 검토를 진행, 그 결과를 중기청 측에 전달했다. 농우바이오는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에 있는 상호출자제한기업 예외 조항에 한 줄기 기대를 걸고 있다. 농협법 제12조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계열사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현재 월드클래스300의 근거 법인 ‘중견기업 특별법’'과 일부 대치되는 조항들이 있어 중기청의 법적 해석에 관심이 모아진다.

중기청 관계자는 “현재 농협법에 예외 조항이 있어 법적인 해석이 곤란한 상황”이라며 “다만, 대기업으로 편입된 기업이 월드클래스300 지원사업을 영위하는 건 사업의 취지에 맞지 않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이번 사태에 대한 관련 업계와 중견기업들의 관심도 크다. 일단 월드클래스300의 첫 박탈 사례가 될 수 있는데다, 향후 다른 중견기업들도 같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인식에서다.

월드클래스300 지원을 받고 있는 한 중견기업계 관계자는 “당초 정부가 중장기 강소기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추진해 왔던 사업을 최대주주가 바뀌었다고 해서 바로 자격을 박탈하는 건 다소 경직된 정책 관행이 아닌가 싶다”며 “글로벌 전문기업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보고, 차선책으로 지원할 수 있는 보완 장치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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