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조합원들의 등급을 분류한 회사 문건이 발견되자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해양사업부의 한 부서에서 정리한 조합원 면담계획서를 발견했다고 1일 밝혔다.
이날 노조는 "상부 보고용으로 작성한 면담계획서에는 조합원 면담내용, 장소, 등급까지 분류해 놓아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올해 임금과 단체협약 교섭 과정에서 회사관리자들은 끊임없이 조합원을 개별면담하며 '집회에 가지 마라', '투표에 참여하지 마라', '불이익 받는다'며 회유, 협박을 일삼아 온 게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이 면담계획서에는 팀장 1명과 반장 2명이 제각각 10명 안팎의 조합원을 면담한 뒤 개별 성향분석까지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다"며 "특히 면담대상 조합원을 5개 등급으로 분류, 자세한 평가나 의견까지 덧붙임으로써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를 정밀하게 분석했다는 것이 더욱 충격"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노조는 "예를 들어 1등급으로 분류된 A조합원은 '정말 합리적이고 호응도가 높다'고 평가했으며 5등급으로 분류된 B조합원에겐 '도와달라고 지속적으로 면담 중'이라고 기록해 놓았다"며 "사람 머릿속에 뭐가 들었는지까지 컴퓨터로 읽어보는 반인륜적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누군가 임의로 작성한 문서로 보이는데 회사의 공식 지침이나 방침과는 무관한다"고 해명했다.
현대중 노조는 지난 5월부터 올해 임단협을 시작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노조가 지난 9월 23일부터 전체 조합원 1만8천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를 벌이고 있다.
노조는 회사가 파업 투표에 부당하게 관여했다며 9월 26일까지로 예정한 투표를 회사의 부당노동행위가 없어질 때까지로 마감시한을 무기한 연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