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기획•노하우+중국 자본 형태 새 수익 창출 기대
박신혜는 아시아투어의 일환으로 중국 상하이, 베이징을 거쳐 지난 13일 대만에 입국했다.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상속자들’ 등을 통해 다져온 높은 인기로 한류 스타로서 직접 중화권 팬들과 만난 것이다. 또한 KBS 2TV 드라마 ‘조선총잡이’를 막 끝낸 이준기는 중국 드라마 제작사로부터 5개 작품의 러브콜을 받았다. 한때 침체한 중국에서의 한류가 최근 재점화돼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상반기 화제작 전지현·김수현 주연의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에 ‘치맥’, ‘도민준’ 열풍을 일으키며 한류 3.0의 기폭제로 자리했다. 조인성·공효진이 출연한 SBS ‘괜찮아, 사랑이야’는 20억원에 중국에 수출되더니, 후속작인 정지훈·크리스탈의 SBS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곧바로 32억원으로 중국에 역대 최고가 수출 기록을 달성했다.
이처럼 무시할 수 없는 시장으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은 이제는 더 이상 스스로 드라마 수입에만 머물지 않고, 한류에만 기대지 않고 있다. 다방면의 한중합작을 통해 중국은 문화산업의 진일보를 꾀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이를 새 수익모델로 삼고 있다. 이 과정은 현재 한·중 제작사 간 합작, 한·중 작가와 연출자의 진출, 한류스타의 출연 등 3가지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찬란한 유산’, ‘해를 품은 달’의 국내 제작사 팬엔터테인먼트는 중국의 저장미디어그룹과 제작비 150억원대에 이르는 드라마 ‘킬미 힐미’의 공동제작에 나섰다. 한국의 기획력, 제작 노하우와 중국 자본이 각각 지분을 보유한 형태로 합작하는 국내 첫 프로젝트다. 내년 1월 MBC 방영은 물론, 중국에 동시 방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JYP 픽처스와 중국 최대의 동영상 그룹 요오쿠 투도우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선보일 드라마 ‘드림 나이트(Dream Knight)’를 공동 제작한다. 또한 CJ E&M은 중국 제작사 쥐허미디어와 2011년 중국 내 인기를 모았던 ‘남인방’의 시즌2를 공동 제작한다.
CJ E&M 해외사업 부문 김은애 부장은 “조명, 연출, 스토리, 촬영, 미술 그리고 의상, 헤어를 포함한 스타일까지 중국에서 한국이 우위에 있다고 여기는 분야가 있다. 중국 방송사로부터 제작 컨설팅에 대한 문의가 쇄도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중 ‘남인방2’가 가시화돼 11월 크랭크인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점을 합쳐 시너지를 꾀하는 한중합작 프로젝트에서 한국은 작가, 연출자 등 인적자원의 진출이 두드러진다. ‘킬미 힐미’의 경우 ‘해를 품은 달’의 진수완 작가가 집필한다. ‘시크릿가든’, ‘신사의 품격’의 신우철 PD는 삼화네트워크와 ‘봉신연의’를 소재로 한 중국 사극을 연출한다. ‘최고의 사랑’을 집필한 홍자매(홍정은·홍미란) 작가 역시 본팩토리 문석환 대표와 중국에 진출한다.
여기에 중국의 탄탄한 인기를 밑바탕에 둔 한류스타의 출연은 드라마의 주가를 높인다. 한채영은 중국 드라마 ‘1931년적애정’에 출연한다. 그녀의 중국 드라마 출연은 지난 2012년 ‘젊은 부부’ 이후 2년 만이다. 한채영은 앞서 ‘북경 내 사랑’을 통해 한중합작 드라마에 나선 바 있다. ‘별에서 온 그대’에서 존재감을 발산한 박해진은 ‘남인방2’에 출연할 계획이다. 또 미쓰에이의 이민영과 갓세븐, 송하윤은 ‘드림 나이트’에 출연을 예고했다. 한편 업계 전문가들은 다변화하는 중국 정부의 드라마 규제 정책으로 인해 중국 드라마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고 강조한다.
CJ E&M 김은애 부장은 “중국 방송 드라마에 대한 관련 법규상 외국 자본이 들어간 드라마는 프라임 타임대 방송 편성을 할 수 없다. 외국자본이 들어간 드라마 제작을 금지하는 것은 아니나, 가장 광고 수익이 높은 프라임 타임대 편성을 못하게 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합작 역시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제작진, 출연진, 다 합쳐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람이 5인 미만이 되어야 중국산 드라마로 인정을 받아 프라임 타임대에 편성할 수가 있다”며 중국시장의 현황을 설명했다.
초록뱀미디어 김상헌 이사는 “국내 우수한 연출진, 제작사 등이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중국에 진출하는 건 반가운 일이다. 한편 급진적인 시장 팽창으로 인한 내부 반발이 우려돼 보다 신중하고 점진적인 접근이 이뤄질 필요도 있다”고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