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 11개사 중 9개사 순익 시현…총자산 1935조7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7% 증가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수익이 1년새 11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주사 11곳 가운데 9곳이 순이익을 거둔 반면, 외국계인 한국씨티·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은 희망퇴직 실시 여파로 적자를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이 22일 발표한 ‘2014년 상반기 은행지주회사 경영실적’에 따르면 올 상반기 은행지주의 연결당기순이익(대손준비금적립후)은 4조9478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조5998억원(110.7%) 증가했다.
이는 유가증권 평가·처분 등 비이자이익이 1조1000억원 늘고 대기업 대출채권 등에 대한 대손상각비 7000억원이 감소한데 기인한다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
반면 순이자마진(NIM) 하락 등으로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약 5000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은행의 NIM은 2012년 4분기 2.00%, 2013년 2분기 1.88%, 4분기 1.84%, 올해 2분기 1.82%로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 업종별 이익 구성은 은행부문이 56.9%로 가장 높았으며 이어 비은행 20.4%, 금융투자 9.9%, 보험부문 3.4% 순이었다.
지주사별 순이익은 우리금융이 1조338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신한(1조1034억원), KB(7722억원) 순이었다. 우리의 경우 지난해 지방은행 분할 관련 법인세비용의 환입 등으로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조1080억원(481.7%) 급증했다.
반면 외국계인 씨티(-668억원)와 SC(-147억원) 2개사는 적자를 기록했다. 임직원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해고급여 비용 발생(씨티 약 2450억원, SC 약 340억원)이 주요 원인이다.
6월말 현재 은행지주사의 연결총자산은 1935조7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31조5000억원(1.7%) 늘었다. 총자산 구성항목 중 대출채권은 42조5000억원 늘어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따른 것이다. 업종별 자산 구성은 은행부문이 83.0%로 가장 높았고 이어 금융투자 5.8%, 보험 5.3%, 비은행 부문 4.1% 순이었다.
지주사별로는 신한금융이 323조원으로 자산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하나(314조9000억원), 농협(310조9000억원), KB(299조1000억원) 순이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경우 민영화 추진 등으로 총자산이 전년말 대비 82조원(24.1%) 감소했으며 우리투자증권 패키지를 인수한 농협의 총자산은 56조4000억원(22.2%)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건전성을 나타내는 부실채권비율(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지난 6월말 현재 1.81%로 전년말 대비 0.10%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은행의 대기업 여신 관련 부실채권 정리규모(대손상각, 매각 등)가 신규부실 발생 규모 보다 컸기 때문이다.
부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대손충당금등적립률은 116.90%로 전년말 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지주사별로는 씨티(257.13%), 신한(165.81%)의 대손충당금적립률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농협 및 우리는 100% 미만이었다.
이밖에 6월말 현재 은행지주사의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총자본비율은 13.86%로 전년말보다 0.08%포인트 하락했다. 이 기간 기본자본비율은 11.45%, 보통주자본비율은 10.63%로 전년말 대비 각각 0.26%포인트, 0.5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부적격자본증권의 자본미인정금액 증가 및 일부 은행지주의 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조기상환 등에 의한 총자본 감소에 주로 기인한다고 금감원 측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