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이 서울 삼성동 본사 부지 매각 입찰을 통해 당초 전망보다 3배가 넘는 재원을 확보하면서 부채감축에 호재를 맞게 됐다.
한전은 18일 부지 낙찰자로 10조5500억원의 낙찰가를 써낸 현대차그룹을 선정했다.
이는 부지 감정가액이자 한전 내부에서 입찰 하한선으로 뒀던 예정가액인 3조3000억원대와 비교하면 3배가 넘는 수치다.
이를 통해 부채 중점관리 대상 공공기관인 한전은 막대한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한전은 작년부터 2017년까지 14조7000억원의 부채를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워 놨다. 올해부터 따지면 10조9000억원을 줄여야 하는데, 이 중 25%인 2조7200억원을 올해 안에 감축한다는 게 한전의 세부 계획이었다. 부지 매각 시한을 앞당긴 것도 이같은 부채개선 압박이 컸다.
하지만 이번 매각으로 부지 매각대금의 10%인 계약금만으로도 부채 감축계획상의 부지 매각 재원을 거의 마련하는 수준을 확보하면서 숨통이 트였다는 분석이다.
한전은 현대차그룹과의 부지매각 계약 체결일인 26일로부터 1년 이내에 대금을 납부받는다. 4개월 단위로 3차례 분납할 수 있는데, 조기에 대금을 다 치르면 소유권 이전도 가능하다.
예정가격의 3배가 넘는 액수를 적어낼 정도로 부지에 눈독을 들인 현대차그룹의 의지를 감안하면, 대금 지급이 연기될 가능성도 적다.
이에 따라 한전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신속하고 순조롭게 진행될 전망이다.
한전은 올해 안에 '부채비율 변곡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2012년 133%, 지난해 136%에서 올해 145%까지 증가한 부채비율이 내년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서도록 한다는 내용이다.